[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청명한 하늘과 황금 들녘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제22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지난 9월 21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 일대에서 열렸다. 국내외 마라톤 동호인과 지역 주민 약 7,500여 명이 참가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함께 달리며, 특별한 코스에서 가을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는 풀코스(42.195km), 하프코스, 10km, 5.5km 코스와 함께 걷기 부문인 ‘고석정 꽃밭 걷기’도 운영되어 다양한 수준의 참가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풀코스와 하프코스 참가자들은 평소 출입이 제한되던 민간인통제선(민통선) 15km 구간이 이날 하루만 개방된 코스를 따라 달려, ‘금단의 땅’을 달리는 희소한 경험을 누렸다. 코스는 고석정 출발 → 관전리 통제소 → 동송저수지 → 양지리 통제소 경유 뒤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형식이다. 하프코스는 월정리역 평화문화광장에서 시작해 고석정으로 결승선이 이어진다.
안전과 편의도 대폭 강화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 아래 샤워 터널 확대, 아이스크림 존 추가, 현직 소방관으로 구성된 러닝 페이스메이커 운영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코스 곳곳에는 2.5km마다 급수대, 의료진, 안전요원,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 유사시 대응 체계도 마련됐다.
풍경 또한 대회의 매력 요소다. 고석정 꽃밭은 축구장 여러 개 크기의 넓은 꽃밭으로 가을 색채가 짙었고, 코스 주변 농경지와 안보 관광지인 노동당사 등 분단의 흔적이 함께 어우러져 시간이 머무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차량 소음이나 복잡한 도심 교통의 방해 없이 자연과 평화의 분위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평이 많았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22년간 이어온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두의 마음이 모이는 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철원이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실천하는 지역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폐쇄되었던 민통선의 길이 하루만큼 활짝 열리고, 들녘이 노랗게 물든 가을 하늘 아래 달림이들의 발걸음이 평화의 울림이 되었다.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은 기록을 넘어, 달리는 이들이 자연·역사·공동체와 연결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참가자 모두에게 이 하루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