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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생극양조 UF BEER, 허성준 대표

음성 들녘에서 빚은 로컬맥주의 자부심

농부의 고집과 장인의 자부심, 보리밭에서 시작된 양조 이야기

최치선 기자
[우리술 여행] 생극양조 UF BEER, 허성준 대표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충북 음성군 생극면 들녘에 자리한 양조장, 생극양조 UF BEER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UF’는 “Ultra Fresh(울트라 프레쉬)”의 약자로, 허성준 대표가 직접 재배한 유기농 보리로 만든 신선한 맥주를 뜻한다. 인공 첨가물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낸 이 맥주는, 국내산 보리를 맥주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농부의 고집과 장인의 자부심이 어우러져 탄생한 로컬맥주는 이제 음성을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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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 BEER 허성준 대표가 직접 만든 맥주를 들고 모델이 되었다(사잔=최치선 기자)

 

◈사랑·농사·술, 세 축이 만들어낸 한국 로컬맥주의 새로운 길

생극양조를 이끄는 허성준 대표는 남다른 길을 걸어왔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라”는 대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당부를 가슴에 새기며, 젊은 날부터 농부로서 땅을 일구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단순한 농부에 머물지 않았다. 전역 후 홍대에서 한눈에 반한 스페인 여성과 결혼한 그는 ‘사랑’과 ‘농사’, 그리고 ‘술’이라는 세 축을 결합해 오늘의 양조장을 만들어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보리로 만든 맥주가 없다는 사실이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렇다면 직접 재배해서 최고의 맥주를 만들어 보자, 오기가 생겼지요.” 허 대표의 목소리에는 농부의 고집과 장인의 자부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생극양조의 맥주는 농사에서 출발한다. 음성군 들녘에서 자란 토종 및 육종 보리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이를 직접 맥아로 가공해 맥주를 양조한다. “원료 재배에서 맥아 생산, 맥주 양조까지 모두 손수 하는 양조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우리는 수제맥주가 아닙니다. 우리는 로컬맥주(Local Beer)입니다.”

 

양조장 앞마당에서는 매년 5월 청보리축제가 열린다. 초록빛 파도 위를 걷다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빚어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맥주잔을 기울이는 순간, 땅과 바람, 햇볕이 빚은 곡물의 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허 대표는 원료에 대한 기준도 남다르다. 국제 기준이 1.8~2.6mm인 보리보다 더 우수한 3.3mm 이상 우량 종자만을 직접 선별한다. 여기에 유기농 인증, 저온 발아 공법, 자체 제작한 맥아 장비까지 더해져, 오롯이 ‘우리 재료의 맛’을 보여주는 맥주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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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가 직접 지은 보리로 맥주를 만들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사진=최치선 기자)

 

◈맥주에 담긴 철학, 다섯 가지 이야기

허성준 대표가 선보이는 맥주에는 각각 뚜렷한 개성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먼저, ‘필 더 바이브(Feel the Vibe, Korean Wheat)’는 우리밀과 우리보리를 50:50으로 섞어 만든 ‘진짜 K-위트 맥주’다. 허 대표는 “든든한 형님들을 위해 만든 헌정 맥주”라며 웃었고, 부드러운 거품 속에서 바나나와 정향 향이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이 맥주는 단골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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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준 대표가 만든 맥주 6종(사진=최치선 기자)

 

또 다른 작품은 ‘ESC(비엔나 라거)’다. 코끼리 브루어리와 협업해 만든 이 맥주는 키보드 ESC 키에서 이름을 따, 지친 일상에서 잠시 탈출을 선물하는 의미를 담았다. 허 대표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면서도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전했다. 도수 6.1%의 매끈한 라거는 그 이름처럼 일탈의 순간을 상징한다.

 

허 대표가 가장 자부심을 갖는 맥주는 단연 ‘UF 유기농 싱글몰트 라거’다. 국내 최초로 유기가공 인증을 받은 맥주로, 검은수염 흑호 보리 100%를 사용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를 살려냈다. 그는 “이 맥주로 우리 재료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강조했다.

 

이어지는 ‘DON(UF 슈퍼 세종)’은 벨기에 농주 스타일의 세종으로, 귀리와 보리를 섞어 묵직한 맛을 완성했다. 허 대표는 “농부가 만드는 세종은 달라야 합니다. 한 병 속에 농사의 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미드나잇(Midnight, UF Amber Intenso)’은 딸기잼 향과 강력한 바디감을 지닌 앰버로, 깊은 색감만큼이나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그는 “강렬한 앰버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며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그러나 특별한 순간에도 어울리는 맥주”라고 소개했다.

 

◈농업에 뿌리내린 양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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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준 대표가 탱크 앞에서 갓 만들어진 맥주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최치선 기자)

 생극양조의 특징은 농업에 진심이라는 점이다. 허 대표와 동료들은 군 전역 후 음성에 터를 잡고 농사를 시작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지 않는 현실을 바꾸고자 농민운동, 직거래, 인터넷 판매를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결국 허 대표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 우리 재료가 들어가야 한다.”

 

이후 농업용 센서 개발, 특허권 취득, 농진청·충북도의 농업위원 활동 등 농업과 과학을 결합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그 결과, 이들은 ‘농업과 양조’를 연결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

 

◈로컬의 힘으로 세계로

허성준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만드는 건 수제맥주가 아닙니다. 우리 땅에서 자란 보리와 곡물, 우리 농부의 손길이 만든 로컬맥주입니다. 이 맥주가 우리나라 대표맥주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자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충북 음성의 양조장에서 시작된 그의 도전은 이제 한국 로컬맥주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바람이 스치는 청보리밭에서, 농부와 양조가 만나 맺은 맥주의 한 모금은 땅과 사람, 그리고 삶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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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 BEER 제품들(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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