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이스라엘 다윗성 국립공원 발굴 현장에서 헬레니즘 시대 이집트 여왕 베레니케 2세의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금화가 출토되었다. 이 금화는 기원전 246~241년경 프톨레마이오스 3세 통치 시기의 것으로, 예루살렘의 고고학적 위치와 역사적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게 만든다. 발견지는 기바티 주차장 발굴 지역으로, 고고학적 통제가 잘 된 상태에서의 출토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금화는 순금(99.3%)으로 만든 4분의 1 드라크마 동전이다. 앞면에는 왕관과 베일, 목걸이를 한 베레니케 여왕의 초상이, 뒷면에는 풍요의 뿔과 별 두 개, 그리고 ‘베레니케 여왕의’라는 그리스어 문구가 새겨졌다. 여왕의 권위를 강조한 드문 사례로 평가되며, 이집트 외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금화라는 점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 금화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주조되어 제3차 시리아 전쟁 후 전투에 참여한 병사들에게 보너스로 지급되었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예루살렘에서 출토된 것은 이집트와 해당 도시 사이의 정치·경제적 연결고리가 매우 촘촘했음을 의미한다.
발굴 책임자들은 이 발견이 ‘제1성전 파괴 이후 쇠퇴했다’는 기존 관점을 뒤짚는 증거라고 강조한다. 이미 페르시아 시대부터 예루살렘이 회복되고 있었으며, 프톨레마이오스 치세 시기에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출토는 고고학계뿐만 아니라 관광 및 역사 탐방객에게도 새로운 매력을 제공한다.
예루살렘은 단순한 고대 유적이 아니라, 여러 제국과 문화가 교차한 역동적인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무대다. 이 금화는 9월 초 ‘City of David Research Conference’에서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한 조각의 금화가 예루살렘의 ‘재해석’을 부른다. 베레니케 여왕의 얼굴과 그리스어 문구가 새겨진 이 작은 동전 하나가, 수많은 세월을 넘어 예루살렘의 숨결을 다시 불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