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천년 고도 경주와 실크로드의 중심지 둔황이 다시 손을 맞잡았다. 경주시는 지난 7일부터 1박 2일간 중국 둔황시 왕얜췬 당서기 일행을 공식 초청해 문화와 관광,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약속하는 우호도시 협정 의향서를 체결했다. 석굴암과 모가오석굴이라는 불교문화의 정수가 만나는 순간, 동서고금의 연결고리가 다시금 실크로드 위에 그려졌다.
경주시는 8일, 중국 간쑤성 둔황시의 왕얜췬(王彦群) 당서기를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7~8일 양일간 경주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실크로드를 매개로 형성된 역사문화적 연대 속에서 양 도시의 공통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교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주시와 둔황시는 7일 경주시청 대외협력실에서 문화·관광·학술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추진하기 위한 우호도시 협정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정은 상징적인 방문을 넘어 실질적인 공동 사업 추진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주가 보유한 석굴암은 신라 불교 예술의 최고봉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반면 둔황의 모가오석굴은 기원 4세기부터 조성된 700여 개의 석굴 안에 수천 점의 벽화와 불상을 간직한 동서문명의 교차점이자 \'동방의 루브르\'로 불리는 세계적인 유산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석굴암과 모가오석굴은 실크로드를 따라 전해진 불교문화의 결정체이자,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협정을 통해 두 도시는 천년의 인연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 유산 보존과 활용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주시는 신라 고승 혜초가 인도 순례 후 집필한 『왕오천축국전』이 20세기 초 둔황 모가오석굴 내 장경동(藏經洞)에서 발견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며, 양 도시가 천년 전부터 문화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었음을 부각했다.
왕얜췬 둔황시 당서기 역시 “경주와 둔황은 실크로드를 통해 불교문화와 세계유산을 공유해온 도시로서 문화예술, 관광, 산업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잠재력이 크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둔황시 대표단은 경주 방문 기간 중 불국사, 석굴암, 경주역사유적지구 등 신라의 고대 문화를 대표하는 유적지를 둘러보며 한국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대표단은 양 도시 간 유사한 역사성과 문화자산을 기반으로 향후 공동 전시, 학술 세미나, 관광 상품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크로드는 더 이상 과거의 통로가 아니다. 경주와 둔황은 그 길 위에 새로운 문화교류와 평화의 동반자 관계를 그려내고 있다. 석굴 속에 새겨진 불상의 미소처럼, 양 도시의 우정도 천년을 넘어 더욱 빛나길 기대해본다.

![[경주]석굴암에서 모가오까지, 천년을 잇는 불교문화 동행](https://hodabgpnhciikfrpzais.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article-photos/16b5bbde-1069-41fb-85f7-c49cf7888391/00-legacy-cover-1238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