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준시
전국날씨날씨 불러오는 중…
2010.5~현재 · 누적 방문자 집계 중

이 기사를 다른 언어로 읽어보세요

트래블아이에서 저장한 영어·일본어·중국어 번역본을 언어별 주소로 불러옵니다.

문화예술

굿처럼 흐르고, 역사를 품다… 제7회 조태일문학상 김수열 시인 선정

『날혼』을 통해 제주 4·3의 상흔과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다

9월 6일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시상식 열려

김보라 기자
굿처럼 흐르고, 역사를 품다… 제7회 조태일문학상 김수열 시인 선정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죽형(竹兄) 조태일 시인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는 제7회 조태일문학상 수상자로 제주 출신 김수열 시인이 선정됐다. 시집 『날혼』을 통해 제주 4·3의 고통과 설화를 현대적 시의 언어로 풀어낸 이번 수상작은 굿의 장단과 공동체적 감수성이 결합된 독특한 시적 성취로 평가받는다.


4-3. 김수열사진.jpg
김수열 시인 (제공=곡성군)

김수열 시인의 『날혼』은 제주4·3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개인의 서사로 끌어와 시적 언어로 정제한 작품이다. ‘날혼’은 제주어로 죽은 지 삼 년이 채 되지 않은 넋을 의미한다. 시인은 이 단어에 자신이 감내한 상실과 공동체적 정서를 녹여냈다.

 

시집에는 ‘굿시’라 불릴 만한 시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그 장쾌한 리듬은 시인의 과거 마당극 운동 경험과 맞닿아 있다. 「할마님아 설문대할마님아」, 「십시일반(十匙一飯)」과 같은 작품은 제주 제2공항 건설 등 환경 문제를 제주 신화와 설화 속 공동체 정신으로 반추하며 생태적 저항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서안나는 “『날혼』은 제주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라며, “제주 공동체의 역동성을 통해 고통의 서사를 치유의 에너지로 바꾸는 힘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특히 4·3 사건을 단지 지역의 비극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세계사적 연대와 보편적 감정으로 확장시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수상 이유에 대해 “『날혼』은 망각된 역사와 존재를 굿의 시학으로 다시 불러내는 작업”이라며 “조태일 문학의 현재진행형이자, 문학과 역사가 서로를 비추는 가능성의 시원”이라 설명했다.


수상 소감에서 김수열 시인은 “이 상이 어머니께서 저승으로 떠나시며 남긴 마지막 선물처럼 느껴졌다”며 “죽형 조태일 선생님은 저에게 너무도 큰 산이었다. 그 뜻을 가슴에 새기고 남은 시업을 천천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해 『어디에 선들 어떠랴』, 『빙의』, 『호모 마스크스』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해왔다. 현재도 고향 제주에서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장환문학상과 신석정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문학상의 예심은 박두규, 이설야 시인과 장은영 문학평론가가, 본심은 고형렬, 김해자 시인과 최진석 평론가가 맡았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2천만 원, 조태일 시인의 대표작 「국토서시」를 새긴 고(故) 정병례 작가의 전각 작품이 함께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9월 6일 오후 3시, 곡성 조태일시문학기념관에서 열린다.


‘굿처럼 흐르는 시’, 『날혼』은 슬픔을 넘어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을 이야기한다. 조태일의 정신을 잇는 김수열 시인의 걸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기억과 저항의 언어’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없이 전하고 있다. 

4-1. 김수열 시집_날혼 표지.jpg
김수열 시집_날혼 표지(제공=곡성군)

 

KEEP EXPLORING

이어서 읽을 여행기사

검색하거나 + 버튼을 눌러 같은 섹션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