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고급 호텔이 단지 안락함을 넘어 지구를 생각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그룹이 발표한 2024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환경, 사회, 직원 복지, 지역사회까지 아우르는 책임 경영의 선례를 보여준다.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닌 방식’이라는 선언과 함께, 호텔의 미래는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그룹(Mandarin Oriental Hotel Group)은 최근 제14차 연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표하며, 호텔 산업 내 ‘지속가능 경영’의 본보기를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직원 복지, 지역사회 기여 등 전방위적인 성과가 담겼으며, 특히 ‘측정 가능한 목표’와 ‘실천 가능한 혁신’이 강조됐다.
현재 그룹은 전 세계 27개국에서 43개 호텔, 12개 레지던스, 26개의 익셉셔널 홈을 운영 중이다. 이 모든 공간에서 탄소 저감과 자원 순환을 위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환경 성과로는 2012년 대비 에너지 집약도 21% 감소, 탄소 배출량 30% 감축이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호텔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공급망(Scope 3)까지 처음으로 탄소 배출량을 본격적으로 추적해 지속 가능성의 외연을 확장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 ‘윈나우(Winnow)’도 눈길을 끈다. 현재 전체 호텔 중 약 3분의 2에서 운영되며 음식 폐기물의 효과적 감축과 퇴비화에 기여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99% 제거되었으며, 이는 호텔 산업 내에서 매우 이례적인 수치다.
지속 가능 조달 정책도 철저하다. 커피, 차, 코코아, 설탕, 바닐라 등 식자재는 LRQA 인증을 받은 방식으로 공급받으며, WWF(세계자연기금)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멸종 위기 수산물은 철저히 배제했다.
개별 호텔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스위스 제네바 호텔은 제네바 호수 심층수를 활용해 냉난방을 조절하고, 독일 뮌헨 호텔은 수자원 절약을 위한 ‘쿨 플로우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홍콩 호텔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73% 감축해 연간 21,000끼 분량의 식사와 36톤의 탄소 배출을 절약했다.
직원 복지와 다양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전 직원이 포용적 직장 문화 교육을 이수했으며, 132명이 정신건강 응급처치 인증을 취득했다. 2025년에는 여성 리더십 네트워크 ‘위민 인 만다린 오리엔탈(Women in Mandarin Oriental)’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와의 연결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전 세계 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시간만 약 7만 8천 시간에 이르며, 500건이 넘는 자선 프로그램과 약 52만 달러 상당의 기부가 이뤄졌다.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1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2%가 그룹의 지속가능성 실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로랑 클라이트만 그룹 CEO는 “지속가능성은 우리가 따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존재하고 운영하는 방식 그 자체”라며,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임직원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한때 ‘럭셔리’가 자원의 낭비를 상징하던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정의가 바뀌고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은 고급스러움 속에서도 환경과 사람, 지역을 아우르는 책임 있는 가치 실현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걸음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호텔 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