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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죽은 자의 망령을 넘어선 무대 실험… 연극 [호러이쇼] 6월 13일까지 공연

전쟁·권력투쟁이 낳은 무고한 희생, 연극성과 미디어의 파격적 융합

김보라 기자
죽은 자의 망령을 넘어선 무대 실험… 연극 [호러이쇼]  6월 13일까지 공연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성북동비둘기 연출가 김현탁의 신작 [호러이쇼 Horror Is Show]가 6월 5일부터 13일까지 서울성수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전쟁과 이념, 권력에 희생당한 청춘들의 목소리를 무대 위로 불러내며, 연극성과 미디어가 정교하게 융합된 새로운 무대 언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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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의 한 장면

 

이번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해체·재구성해 무대 위에 다시 조립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한국 사회의 청춘들이 맞닥뜨린 현실을 날카롭게 담아냈다.

 

연출가 김현탁은 “연극이 단순히 고전의 복수극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이데올로기에 의해 강요된 죽은 자의 명령이 산 자의 시간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청춘들이 더 이상 과거의 질서에 복종하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며 새로운 삶의 길을 찾는 모습을 무대 위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복수극에 갇힌 햄릿의 내면을 현대 한국 청춘들의 실존적 문제로 치환해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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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의 한 장면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모티브)

 

 

작품에 참여한 박효경 드라마터그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역사에 대한 생명론적 비판’을 빌려왔다. 그는 이번 작품이 ‘기념비적 역사’와 ‘골동품적 역사’가 청춘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과정을 날카롭게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실험극 [호러이쇼]는 70분 동안 유관순의 절규, 오필리어의 저항, 거리로 나선 청춘들의 분노가 무대 위에서 겹쳐지며 과거의 신성불가침을 현재의 심판대 위에 올려놓는다.

 

특히 공연의 시작 장면에서 햄릿과 오필리어는 더 이상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조련된 비둘기’로 묘사된다. 

 

관객들은 헤드셋을 쓴 호레이쇼가 등장해 이들을 조련하며 오른쪽으로 돌게 하고, 사료를 쪼게 만드는 모습을 목격한다. 이 장면은 권력(호레이쇼)이 개인의 정체성을 조련하듯 길들이는 현실을 상징하며, 청춘들이 사회적 구조 속에서 자유의지를 상실한 채 길들여진 존재로 변질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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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의 한 장면 (성북동비둘기 작 연극[자전거-Bye Cycle]2015)모티브

 

주연 배우 안수지는 “처음에는 연출가님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고민이 많았지만, 무대에서 조금씩 완성되는 모습을 보며 기쁘고 고생한 것에 위안을 받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햄릿의 ‘호레이쇼’를 비틀어 ‘호러이쇼’로 재탄생시키며,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죽은 자의 질서’를 강요하는 권력과 폭력의 구조를 드러낸다. 무대 위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의상을 입은 햄릿은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현대의 각종 재난 속 청춘들의 고통을 상징하며 관객들을 과거와 현재의 경계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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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의 한 장면(채상병 사건 모티브)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저항 서사, 채상병 사건의 군대 내 안전불감증과 국가 책임 회피, 영화 <라이온킹>의 세대 간 권력 계승, 케이팝의 아이돌 문화와 세대 갈등, 캡틴 아메리카의 국가 권력과 패권주의, ‘전선야곡’의 전쟁의 상처, 희곡 <한강이 흐른다>의 참혹함,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광주민주화운동의 트라우마 등에서 모티브를 차용해 무대 위에서 현대사의 망령과 청춘들의 절규를 교차시킨다.

 

이 작품들이 담고 있는 서사적 배경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3.1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의 옥중 투쟁을 담아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채상병 사건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폭우 속에서 해병대 제1사단 채수근 일병이 구명조끼도 없이 급류에 투입됐다가 1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한국 군대의 상명하복 문화와 국가 책임 회피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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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의 한 장면 (캡틴아메리카 모티브)

 

영화 <라이온킹>은 아버지의 죽음과 복수, 왕위 계승의 서사를 통해 청춘의 운명을 상징하며, 케이팝은 세계적 한류 열풍 속 청춘의 집단 정체성과 그늘을 보여준다.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이상주의가 국가 권력의 군사화와 패권주의로 변모한 아이콘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전선야곡’은 6.25전쟁의 참혹함과 전우애, 그리고 고향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애절하게 담아내며 전쟁의 상흔을 상징하는 대표적 진중가요로 남아있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호러이쇼]는 연극성과 미디어의 정교한 융합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공연은 연극의 경계를 넘어 청춘들의 목소리로 한국사회의 상처와 질문을 담아내며 관객들을 뚝섬역 6번 출구 성수아트홀 무대 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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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이쇼 포스터 (제공=극단 성북동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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