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주영한국문화원이 옥스퍼드대 한인 대학원생들과 협력해 5월 24일 ‘2025 한국의 날: 옥스퍼드 코리아 포럼’을 열었다. 올해 행사에서는 한국 문화유산과 디지털 기술, 산업을 잇는 새로운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기조 강연, 패널 토론, VR 워크숍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특히 반가사유상을 주제로 한 VR 체험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올해 ‘한국의 날’은 단순한 문화 소개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K-비전 포럼으로 거듭났다. 영국 최고 명문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옥스퍼드 코리아 포럼’은 K-문화, 기술, 산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기조 강연에서 “디지털 시대의 문화유산은 인류 문명에 기여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며, 한류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지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는 ‘K-스토리텔링’의 위상과 언어·문화 교차 지점을 설명하며 한류의 세계적 확산을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기술과 산업 분야의 강연도 이목을 끌었다. 인증보안 기술 ‘OTAC’를 개발한 센스톤 유창훈 대표는 한국 기술이 국제적 무대에서 갖는 경쟁력을 소개했고, FIFA 공인 에이전트 케빈 장 대표는 아시아 선수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스포츠 비즈니스의 전략을 공유하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K-영향력을 조명했다.
특히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끈 프로그램은 ‘K-디지털 문화 워크숍’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협력으로 마련된 이 워크숍에서는 고구려 벽화부터 신선의 잔치, 금강산, 왕의 행차 등 한국 문화유산을 VR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체험자들은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듯, 3D로 구현된 전통 속을 자유롭게 오갔다.
가장 화제를 모은 콘텐츠는 ‘반가사유상: 한 개의 달, 천 개의 강’ VR 체험이다. 월인천강지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시공간을 초월한 방식으로 마주 보게 구성해, 명상과 사유를 이끄는 공간으로 연출됐다. 참가자는 조각상이 우주를 깨닫듯 구성된 초현실적 공간 속에서 시와 인공지능이 함께 만들어낸 내레이션을 따라가는 체험을 경험했다. 흐르는 물과 광배(光背)는 각각 무의식의 흐름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설정돼, 감각과 정신을 동시에 자극했다.
행사는 옥스퍼드대 학생뿐만 아니라 케임브리지, 임페리얼 칼리지 등 영국 주요 대학 재학생과 전문가 약 80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진행됐다. 한 참가자는 “한국 문화유산을 이렇게 몰입감 있게 경험할 줄은 몰랐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경계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문화원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영국 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한국의 날’을 지역별 특색에 맞게 확장할 계획이다. 음악, K-팝, 문학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류를 단기적 유행이 아닌 세계와 소통하는 미래 담론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천 년 전의 사유가 오늘의 기술과 만났다. 옥스퍼드에서 펼쳐진 ‘한국의 날’은 단순한 소개를 넘어, 문화의 힘으로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담대한 실험장이었다. 한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