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 =최치선 기자] 쿠팡이 언론 보도에 반발해 자행한 무리한 고소가 결국 \'역풍\'을 맞고 있다. 언론의 공익 보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고죄 등으로 되갚으려 한 쿠팡의 대응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025년 5월 21일, 시민제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제보팀장은 쿠팡 대표이사를 형법상 무고죄·명예훼손·업무방해죄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 이는 지난해 쿠팡이 제보팀장을 공갈미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던 사건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문제의 발단은 2024년 5월, 제보팀장이 보도한 두 건의 기사다. 그는 “쿠팡 CLS 성접대 및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하며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해당 사건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쿠팡은 곧바로 해당 보도는 허위사실에 근거한 공갈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형사 고소까지 감행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최근 이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제보팀장은 “쿠팡의 고소는 공익적 언론 보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기자 개인을 위축시키기 위한 명백한 보복성 조치”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는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한 중대한 위법행위이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기업의 전형적인 위기관리 실패”라고 비판했다.
"쿠팡의 반복되는 \'재갈 고소\'… 이번엔 되려 수사 대상"
쿠팡의 언론 대응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언론중재위 제소와 민형사 고소를 남발하며, 비판적 언론을 상대로 한 \'재갈 물리기\'에 앞장서 왔다.
라이브뉴스, 미디어오늘, 미디어스, MBC 등 여러 매체들이 쿠팡 관련 보도를 한 뒤 법적 압박을 받아왔으며, 뉴스타파가 “찜통 같은 내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자 쿠팡은 해당 매체를 상대로 하루당 5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보팀장 측은 이번 쿠팡 대표이사의 고소 역시 개인적 판단이 아닌 그룹 차원의 전략적 대응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기자는 “상부의 묵시적 지시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절차로 보이며, 이에 따라 쿠팡 그룹의 조직적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송보다 바꿔야 할 건 노동환경”
실제 국정감사에서도 쿠팡의 언론 대응 행태는 도마 위에 올랐다. 정혜경 의원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 MBC 차주혁 기자에게 “쿠팡 기사를 쓸 때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묻자, 그는 “쿠팡은 항상 소송을 전제로 보도해야 하는 기업”이라고 답했다. 이어 “팩트를 확인해도 소송이 들어오며, 언론사에 소송을 남발하는 대신 쿠팡은 노동자 사망 사고를 어떻게 막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쿠팡, 이제는 경찰서로 나와야 할 차례”
법률 전문가 A변호사는 “무고죄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피고소인인 쿠팡 대표이사는 반드시 경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단순히 법무법인을 통한 대응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보팀장은 “결국 쿠팡은 자충수를 둔 셈”이라며 “이번 사건이 쿠팡이 언론을 상대로 남발한 법적 조치의 부당함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쿠팡은 일부 언론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정당한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기자·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쿠팡의 언론 대응 실태에 대한 공동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기자가 수사기관 불러야 하는 시대… 정상인가?"
한 언론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기업의 고소에 위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러나 무고죄로 역고소해 기업 대표가 직접 경찰 조사를 받게 만든 사례가 더 많아져야, 고소 남발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은 시민의 눈과 귀다. 기자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는 결국 시민의 권리를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기사는 제보팀장으로부터 제공 받은 기사 임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