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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서루에서 어른이 되다… 삼척 전통 성인식, 스무 살의 품격을 입다

‘제23회 관례·계례 전통 성인식’ 삼척 죽서루에서 열려

김보라 기자
죽서루에서 어른이 되다… 삼척 전통 성인식, 스무 살의 품격을 입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한복을 차려입은 청년들이 국보 앞에 차분히 앉았다. 머리에 망건과 비녀를 꽂는 순간, 그들은 단순한 고등학생이 아닌 ‘성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성년의 날을 맞아 삼척의 문화재 죽서루에서는 올해도 의미 깊은 전통 성인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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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관례·계례 전통 성인식(제공=삼척시)

 

삼척시는 5월 19일 국보 제213호 ‘죽서루’ 경내에서 ‘제23회 관례·계례 전통 성인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매년 성년의 날(5월 셋째 주 월요일)을 기념해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성년이 된 삼일고등학교 학생 20여 명이 직접 전통 의례에 참여하며 진행됐다.

 

‘성년의 날’은 만 19세가 된 청년들이 법적·사회적으로 성인이 되었음을 기념하는 날로, 책임과 의무, 권리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율적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행사는 2023년 국보로 승격된 삼척 죽서루에서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고려 충숙왕 시절 학자 이곡이 극찬한 이 누각은 6·25전쟁 때도 살아남은 강원도 대표 문화유산으로, 전통 예식의 품격 있는 배경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성인식에 참가한 청년들은 각각 남성 ‘관자(冠者)’, 여성 ‘계자(笄者)’로서 전통의 순서를 따랐다. 행사는 ▲삼가례(三加禮) – 어른이 입는 세 가지 복장을 순서대로 갈아입는 절차를 시작으로, ▲초가례(初加禮) – 관자에게는 망건을, 계자에게는 비녀를 꽂을 머리를 정돈하는 의식, ▲재가례(再加禮) – 관자에게는 치포관, 계자에게는 비녀를 꽂는 성인의 상징 절차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주례의 성년 선언과 청년들의 성년 선서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삼척문화원은 “전통 성인식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성년으로서의 책무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되새기는 교육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삼척 전통 성인식은 2001년부터 매년 개최돼 올해로 23회를 맞았다. 현대 사회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전통 예절을 되살리고자 꾸준히 이어온 행사다.

 

시 관계자는 “삼척의 대표 문화유산 죽서루에서 전통 성인식을 진행하게 돼 더욱 뜻깊었다”며 “이날 성년이 된 학생들이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직접 경험하고, 어른으로서 책임감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죽서루는 단순한 문화재를 넘어, 청년들에게 전통과 현재가 만나는 통과의례의 장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행사들은 전통

문화의 계승은 물론, 지역 문화자산과 교육 콘텐츠의 유기적인 연결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무 살의 문턱에서 전통 예를 갖추며 성인이 된 청년들. 죽서루의 시간 위에 쌓인 성년의 날 행사는 단순한 의식이 아닌, 문화와 정체성, 책임의식을 일깨우는 소중한 여정이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이 첫걸음이, 성숙한 시민으로의 미래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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