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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술 여행] 1박 2일이 반한 그 맛, 예천 \'용궁막걸리\'를 찾아서

단맛보다 진심을 담은 술 한 사발, 예천 물맛이 빚은 전통의 깊이

최치선 기자
[우리술 여행] 1박 2일이 반한 그 맛, 예천 \'용궁막걸리\'를 찾아서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북 예천, 그 깊은 골짜기에서 70년 가까이 막걸리를 빚어온 \'용궁합동양조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1박 2일\'에 소개돼 유명세를 탔던 이곳은 지금도 꾸준히 그 맛을 기억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용궁합동양조장은 1951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예천의 대표 전통 양조장이다.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은 세월의 두께를 말해주고, 그 안에서는 권순만, 조정희 부부가 오롯이 막걸리를 지켜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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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만 대표가 용궁막걸리를 들고 있다(사진=트래블아이)

 

이 양조장은 KBS 인기 예능 \'1박 2일\'의 에피소드로 전국에 알려졌는데, 방송 배경에는 용궁면 이장님의 정성이 있었다. 촬영 유치를 위해 1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낸 끝에 마침내 용궁면이 방송에 등장했고, 본래 촬영 계획에 없던 양조장이 우연히 등장하면서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막걸리를 맛본 출연진이 도수 높은 모주에 취해 촬영을 못 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재미난 뒷이야기로 회자된다.

 

양조장을 찾는 방문객 중에는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오는 이들도 있다. 이날도 젊은 여행자 커플이 양조장을 찾았다. 몇 해 전 예천 여행 중 우연히 용궁막걸리를 마셨는데, 그때의 맛이 잊히지 않아 다시 찾았다고 했다. "그땐 땅끝까지 간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다시 마셔보니 기억보다 더 깊고 부드러워요."

 

예천은 물맛이 좋은 고장이다. 이름부터 \'단 샘물\'을 뜻하는 예천(醴泉)은 물론, 용궁면 일대는 금천과 복계천, 내성천이 휘돌아 흐르는 수(水)의 고장이다. 그 물로 빚어낸 막걸리는 입 안 가득 향긋하고 깊다.

 

하지만 양조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농번기에는 찾는 이들이 있었지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손님이 줄었다. 공동 운영하던 6명의 동업자도 지분을 넘기고, 현재는 권 대표 부부만 운영 중이다. 특히 권순만 대표는 혼자서 누룩 띄우기부터 담금,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아 하고 있다.

 

권 대표는 "방송도 타고, 향토기업으로 지정도 됐지만, 정작 평일엔 막걸리가 한 병도 안 팔릴 때도 있어요"라고 토로한다. 매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물·성분 검사 비용도 영세 양조장에겐 부담이다. 그는 "지자체가 이런 부분만 조금 도와줘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맛의 비결은 진심에 있다. 시중 양조장이 단맛을 위해 \'아스파탐\'을 쓰는 것과 달리, 이곳은 칼로리가 없고 흡수되지 않는 감미료 \'사카린\'을 선택했다. 권 대표는 "직접 누룩을 띄우는 양조장이 요즘 얼마나 있겠어요. 기술력 하나로 여기까지 왔죠"라고 자부했다.

 

땅끝 고장에서 피어난 술 한 사발. 수고로 빚어낸 용궁막걸리는 단순한 전통주를 넘어, 지역의 삶과 기억을 품은 문화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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