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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수로 빚은 국내 최초 럼주 \'밀담\'…예천 착한농부의 전통주 혁신

최치선 기자
단수수로 빚은 국내 최초 럼주 \'밀담\'…예천 착한농부의 전통주 혁신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한 잔의 술에 땅의 기운과 사람의 땀, 그리고 철학이 녹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술이 아닐까. 경북 예천의 한적한 들녘에서 출발한 ‘착한농부’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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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농부 구종길 대표(사진=최치선 기자)

 

착한농부의 구종길 대표는 2015년, 경영 부진으로 방치된 채 버려져 있는 농산물 가공공장의 모습을 마주했다. 삭풍이 지나간 텅 빈 건물에서 그는 무엇을 봤을까. 

 

“이왕이면, 남들이 하지 않은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는 지역 농산물과 증류주의 조합을 떠올렸고, 그 첫 실험은 단수수였다.


단수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익숙한 작물이 아니다. 그는 국립 바이오작물연구소와 손잡고 개량종자를 개발하려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그는 재래종 단수수로 방향을 틀었고, 예천의 땅 6만6천 평에 단수수를 심었다. 그렇게 수확한 단수수를 발효하고 증류해 만든 술이 바로 ‘밀담’이다.


밀담은 국내 최초 단수수 증류주로, 세 번 증류해 맑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수입산 사탕수수나 당밀이 아닌, 우리 땅에서 난 단수수를 쓰는 데서 오는 풍미는 분명히 다르다. 구 대표는 “이 술은 온더락으로 즐겨도 좋지만, 라임과 민트잎을 넣어 모히또로 즐기면 감각적인 여름 칵테일이 된다”고 귀띔한다.


그의 실험은 멈추지 않았다. 복분자를 증류한 ‘만월’, 사과를 담은 ‘춘희’,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을 살린 ‘막시모’까지—모두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특히 복분자의 은은한 신맛과 향을 살린 만월은 2021년 대한민국주류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사과의 산뜻한 향이 살아 있는 춘희는 25도와 40도 두 가지 도수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그리고 올해, 밀담은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2025년 조선비즈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증류주 부문 대상을 받은 것이다. 70여 명의 전문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우리술, 와인, 위스키, 사케 등 주종별 최고의 술을 선정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품평회다. 구 대표는 “예천의 물과 땅, 농부의 정성이 만든 결과”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그의 술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밀담 한 병에는 로컬의 가능성과 전통주의 미래, 그리고 농업의 새로운 길이 함께 담겨 있다. “앞으로는 쌀을 활용한 약주와 증류주도 준비 중입니다. 농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지역도 살리고, 우리 술의 다양성도 키우는 것이 목표예요.”


도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술, 소비자의 입맛과 이야기를 함께 담은 술. 착한농부의 병 속에는 ‘맛’과 함께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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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농부 제품들(사진=착한농부)
 

이제 구종길 대표가 빚어내는 한 병의 술은 단순한 주류를 넘어 시대와 문화, 지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있으며, ‘착한농부’라는 이름엔 철학과 사람의 온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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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농부 구종길 대표(사진=최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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