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정치권 \'알박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대선캠프 인사를 요직에 임명하는 등 노골적인 코드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과거에도 관광공사는 낙하산 인사로 조직 운영의 신뢰를 잃어온 전력이 있다. 감사원의 최근 감사 결과에서도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관광공사의 공공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에 \'알박기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화기관까지 사유화하려는 시도”라며 “정권의 탐욕은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 곳이 한국관광공사다. 민주당은 “1년 넘게 공석이던 관광공사 사장직에 이제 와서 대선 당시 윤석열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용호 전 의원을 제청했다”며, 명백한 정치보은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관광산업의 세계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충성도가 기준이 되는 인사가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미 과거 여러 차례 정치권 낙하산 인사 문제로 논란을 빚었다. 2016년에도 외유성 출장과 부적절한 지원 사업 추진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특정 정치 세력과 가까운 인사가 기관장에 임명되면서 내부 갈등과 비효율 논란이 확산됐다.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도 한국관광공사는 예산 집행의 투명성 부족,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공정성 미흡 등의 문제를 지적받았다. 특히 주요 프로젝트 입찰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편의를 제공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본 책무를 저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알박기 인사는 한국관광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은 국립국악원에서도 민간전문가만 응모할 수 있었던 규정을 개정해, 특정 행정직 출신 공무원이 응모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고 비판했다. 국악계 내부에서는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며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가유산진흥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MB(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계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줄줄이 내정되고 있다”며, “정권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인사 농단은 직권남용을 넘어 내란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같은 알박기 인사는 단기적으로는 특정 세력의 이해를 충족시킬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기관 신뢰도 하락과 국가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관광공사의 경우에도 이미 수차례 인사 불공정 논란을 겪으면서 해외 관광객 유치 전략,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이 표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23년 이후 한국 관광산업이 국제적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국제관광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관광공사는 관광 한류 확산, 지속가능 관광 개발 등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사명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다시 한 번 이 조직이 \'관광 공기업\'이 아닌 \'정치공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공공기관은 권력의 사유물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위한 조직이다.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들이 ‘알박기 인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지금,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관광산업을 믿고 지지해온 국민이다. 전문성과 공공성을 잃은 기관이 과연 어떤 국가 경쟁력을 견인할 수 있을까. 당장 모든 인사 절차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