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상상 속 머릿속 아이디어가 정교한 문장과 시각 포스터로 눈앞에 펼쳐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몇 초. 빠르게 진화하는 첨단 디지털 기술이 지역 문화예술의 산실인 경남의 골목과 마을 배움터를 더욱 풍성하게 꽃피울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창원 동남아트센터 배움터에서 도내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이끌어가는 현장 실무 기획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를 위한 AI 실무 워크숍’ 첫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창원 동남아트센터 배움터에서 진행 중인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AI 실무 워크숍 현장. 참가자들이 노트북을 활용해 AI 실습에 집중하고 있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내 관점으로 묻고, AI로 만든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배움터는 예술 기획자가 자신만의 철학과 현장 경험을 잃지 않으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실무 기획과 복잡한 행정 업무에 똑똑하게 접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2026 문화예술교육 기획자를 위한 AI 실무 워크숍’ 프로그램 일정과 교육 내용이 담긴 배너.·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지역 문화예술 현장은 이미 디지털 전환의 한가운데 서 있다. 진흥원이 사전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 현장 활동가의 97%가 생성형 AI를 다뤄본 적이 있고, 열 명 중 여덟 명꼴로 실제 업무에 활용해 본 경험이 있을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다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효과적인 질문(프롬프트) 설계법, 프로그램 기획서 작성, 고품질 시각 홍보물 제작 등 현장 맞춤형 심화 기술에 대한 갈증이 컸다. 이에 따라 이번 과정은 딱딱한 이론 강의를 넘어 강사의 생생한 시연과 기획자 개개인의 1:1 맞춤형 실습을 중심으로 채워졌다.
첫날 문을 연 1회차 교육에서는 프로젝트 퍼플비의 김유진·설동준 공동대표가 강단에 올라 ‘AI에게 질문만 하고 계신가요?’를 화두로 장장 6시간 동안 밀도 높은 실무 훈련을 이끌었다. 참가자들은 AI의 작동 원리와 태생적 한계를 짚어보고, 신뢰도 높은 자료 조사 요령과 오류(할루시네이션) 검증법, 업무용 AI 프롬프트 지침 설정 등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실습 시간의 열기는 특히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각자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눌 문화예술교육 아이디어를 AI 도구에 입력해 순식간에 탄탄한 사업기획서와 시각 발표 자료로 구체화했다. 자칫 놓치기 쉬운 디지털 저작권 침해와 개인정보 보호 수칙을 꼼꼼히 점검하는 한편, 정교한 이미지 생성 명령어를 활용해 마을 축제와 교육 프로그램에 쓰일 맞춤형 홍보 포스터와 SNS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교육의 열기는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회차 과정으로 이어진다. 오전에는 김승범 메타미디어아티스트가 ‘나를 위한 AI 바이브코딩’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는다. 바이브코딩은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일상적인 우리말 문장으로 원하는 기능을 설명하면 AI가 소프트웨어 코드를 완성해 주는 최신 기술로, 기획자 스스로 독창적인 디지털 교육 도구를 제작해 보는 혁신적인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어 오후에는 김진수 ESG경영연구원 대표가 나서 공공성과 윤리적 책임, 결과물에 대한 투명한 검증 원칙을 심도 있게 다룬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과정은 AI가 기획자의 생각과 예술적 고뇌를 대신하도록 만드는 교육이 결코 아니다”라며 “지역과 사람을 잇는 기획자 고유의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질문을 더욱 뚜렷하게 구체화해 실무 경쟁력을 넓혀주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근대 산업유산의 숨결이 깃든 복합문화공간 동남아트센터는 예술 전시와 창작 교육이 어우러지는 창원의 대표 문화 명소다. 기술의 진보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의 교감을 중심에 두는 경남 예술인들의 뜨거운 배움이, 앞으로 지역 골목마다 어떤 감동적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피어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