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아이들의 동요 속에 살아 숨 쉬는 서동요의 주인공, 백제 무왕이 어린 시절 마를 캐며 꿈을 키웠던 역사의 고장이 구수한 흙냄새와 영양 가득한 미식의 향연으로 들썩인다. 천년의 세월을 넘어 백제의 기운을 고스란히 품은 황금빛 뿌리채소를 오감으로 맛보고 즐기는 첫 번째 잔치가 가을 들녘에서 막을 올린다.
서동마축제·사진제공=익산시전북 익산시는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백제 무왕 설화의 본고장인 금마면 금마농협 일원에서 '제1회 백제도읍지 서동마 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서동(薯童)은 마를 캐서 팔아 생계를 잇던 소년이라는 뜻으로, 훗날 백제 30대 무왕에 오른 인물이다. 신라 선화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서라벌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며 서동요를 퍼뜨렸다는 설화가 전해질 만큼, 익산 금마면 일대는 예로부터 품질 좋은 마의 주산지로 명성을 떨쳐왔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유서 깊은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익산 서동마의 뛰어난 영양학적 가치와 맛을 널리 알리고, 지역 농가의 소비를 북돋우기 위해 처음으로 기획됐다.
익산 들녘에서 자란 서동마는 수분이 비교적 적고 조직이 치밀한 '단마' 품종으로, 갈았을 때 찰기가 넘치고 걸쭉한 식감이 일품이다. 위장을 보호하고 원기를 북돋아 주는 뮤신 성분이 풍부해 천연 자양강장제로 손꼽힌다. 특유의 고소한 풍미 덕분에 따끈한 솥밥에 넣어 마밥을 짓거나 노릇노릇하게 마전을 부치고, 국수나 부침 등 다양한 향토 요리에 두루 어울린다.
축제장에서는 갓 수확해 흙 묻은 싱싱한 서동마와 영양 덩어리로 불리는 '영여자(마 씨앗)'를 시중 유통 가격보다 25%에서 최대 50%까지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내놓는 직거래 장터가 선다.
미식가들을 위한 시식과 조리 시연도 풍성하다. 갓 지어낸 구수한 마찰밥부터 입에 착 감기는 마국수, 겉바속촉의 정석을 보여주는 마전까지 서동마를 활용한 다채로운 별미 요리의 조리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따끈하게 맛볼 수 있는 미식 부스가 운영된다.
신명 나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쉼 없이 이어진다. 흥겨운 풍물패의 길놀이와 심장을 울리는 난타, 열정적인 댄스, 늦가을 운치를 더하는 클래식 선율이 무대를 채우고, 주민과 여행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흥겨운 노래자랑이 흥을 돋운다.
특히 축제 첫날인 11일에는 농촌관광과 연계해 밭으로 직접 들어가 흙 속의 보물을 캐내는 '서동마 수확 체험'이 펼쳐진다.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자연 생태 학습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수확의 보람을 선사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수확 체험 참여 희망자는 오는 7일까지 익산시 농촌활력과로 미리 신청하면 된다.
라춘주 익산시서동마작목회장은 "유난히 길었던 폭염과 가뭄 등 힘겨운 기상 여건 속에서도 농가 회원들이 정성으로 땀 흘려 가꾼 결실을 선보이게 됐다"며 "산지에서 갓 캐낸 싱싱한 서동마를 알뜰한 가격에 챙기고, 마를 활용한 이색 요리와 재미난 체험까지 듬뿍 즐기며 가을의 활력을 채워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가 열리는 금마면은 백제 무왕의 거대한 숨결이 깃든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미륵산성 등 찬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지척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