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유튜브 화면 속 허허벌판과 정겨운 시골길로 웃음을 안겼던 전북 익산이 이번엔 진짜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불러 모으며 현실 판도를 뒤집고 있다. 화제의 웹예능 '풍향중'이 누적 조회수 3천만 회를 훌쩍 넘어서며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익산시가 기세를 몰아 KTX 익산역을 발판 삼은 감성 도보 여행 코스를 선보이며 도심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익산 원도심 일대에서 11월 7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제4회 보물찾기 축제-금괴를 찾아라' 행사 포스터. 참가자들이 옛 골목과 붉은 벽돌 건물 사이에서 보물을 찾는 독특한 축제다.·사진제공=익산시화제성은 이미 실물 경제와 여행 지표로 증명됐다. 영상 출연진의 감사 후일담과 시 차원의 유쾌한 패러디 영상이 꼬리를 물며 입소문을 탔고, 이는 곧장 현장 방문으로 폭발했다. 대표 명소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미륵사지는 환상적인 야간 미디어아트 페스타와 맞물리며 지난 9월 한 달간 22만 7천여 명이 몰려 전월 대비 방문객이 무려 74.5%나 치솟았다.
이번에는 자동차 바퀴 대신 가벼운 운동화 끈을 동여맬 차례다. 익산시는 외곽 드라이브 코스에 쏠렸던 여행객 동선을 KTX 익산역 앞 원도심 골목으로 정조준했다. 용산역이나 수서역에서 고속철도로 1시간 남짓이면 닿는 익산역의 막강한 접근성을 살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5분~10분 거리의 옛 골목을 천천히 걷는 친환경 뚜벅이 여행을 제안한 것이다. 차가 없어도 구도심의 낡은 정취와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거리, 숨은 노포 맛집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구조다.
주말을 맞은 원도심 골목 곳곳에는 외지 여행객을 홀릴 풍성한 체험 거리가 쏟아진다. 11월 7일부터 8일까지 인화동 솜리마을과 중앙동 익산근대역사관 일대에서는 '제4회 보물찾기 축제-금괴를 찾아라'가 판을 펼친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과 항일의 숨결이 깃든 근대 역사 거리, 그리고 국내 유일의 보석도시라는 정체성을 절묘하게 엮어낸 이색 골목 랠리다. 참가자들은 미로 같은 옛 골목과 붉은 벽돌 건물 사이를 누비며 스마트폰과 지도를 들고 숨겨진 보물을 찾는 짜릿한 손맛을 맛볼 수 있다.
달콤한 냄새로 발길을 붙잡는 잔치도 함께 열린다. 7일 청년 창업의 요람인 익산청년시청에서는 '익산 디저트 페어'가 문을 연다. 지역 청년 창업가와 로컬 식품업체 26곳이 부스를 차리고 익산 쌀과 특산물을 재해석한 독창적인 베이커리, 구움과자, 향긋한 블렌딩 음료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골목을 걷다 당 충전이 필요한 뚜벅이 여행자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쉼표가 될 전망이다.
11월 7일 익산 청년시청에서 열리는 '익산 디저트 페어' 행사 포스터. 지역 청년 창업가들이 참가해 특산물 베이커리와 음료를 선보인다.·사진제공=익산시초겨울 낭만도 일찌감치 예고됐다. 시는 12월에도 익산역 광장과 원도심 거리에 은은한 야간 조명을 밝히고 유럽형 크리스마스 마켓을 조성해 연말 철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도심 상권 한가운데로 자연스럽게 이끌 방침이다.
엄은용 시 홍보담당관은 "영상 하나로 싹튼 도시에 대한 호기심을 현장 방문과 골목상권 소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KTX 익산역의 뛰어난 철도망을 바탕으로 차 없이도 보고, 먹고, 걷는 오감 만족 도보 관광을 제대로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익산은 이제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환승역이나 스크린 속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기차 문이 열리는 순간, 발끝에서 바로 시작되는 옛 골목의 온기와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이 가을 여행자들의 주말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