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누군가 밟은 자전거 페달이 다른 누군가의 여행길을 열었다. 국민이 자전거로 달린 거리를 기부금으로 바꾼 ‘오늘은 자크닉’ 캠페인이 3000만원을 마련했다. 이 기금은 장애인 가정 등 이동 약자가 춘천의 호수와 철길에서 스포츠·레저여행을 즐기는 데 쓰인다.
‘오늘은 자크닉’ 캠페인 기부금 전달식에서 한국관광공사와 복지기관 관계자들이 3000만원 기부금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는 지난 4일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와 함께 여행 소외계층의 국내여행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을 열었다. 두 기관과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여행 지원 사업의 출발을 알렸다.
기부금 전달식에서 주요 참석자 4명이 3000만원 현수막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기부금의 바탕이 된 ‘오늘은 자크닉’은 자전거와 피크닉을 결합한 자전거 여행 활성화 캠페인이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참가자들의 누적 주행거리 1㎞마다 1만원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총 3000만원을 조성했다.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가활동에 이웃의 여행을 돕는 의미를 더했다.
지난 10월 진행된 기부 라이딩은 개인 자전거뿐 아니라 공공·공유자전거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참가자가 3㎞ 이상 주행한 뒤 이동 기록과 인증사진을 제출하면 주행거리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평소 이용하던 자전거로 참여할 수 있어 일상 속 이동과 나눔을 연결했다.
조성된 기금은 장애인 가정 등 이동 약자를 위한 국내여행 프로그램에 투입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 일정 기획과 운영을 총괄한다.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과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은 참가자를 선정하고 프로그램 운영을 함께 맡을 예정이다.
여행은 춘천 킹카누와 김유정 레일바이크 등 열린관광지를 연계해 추진한다. 열린관광지는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누구나 편리하게 여행하도록 이동 동선과 편의시설, 안내 체계 등을 개선한 곳이다. 관광지에 도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의 체험까지 즐길 수 있도록 여행 문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춘천 의암호 킹카누는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카누와 나루터 접근을 돕는 데크길을 갖추고 있다. 장애인 화장실과 촉지·음성안내판도 마련돼 있다. 가이드가 동승해 물길을 안내하며, 의암호 주변 산과 섬을 수면 가까이에서 만나는 경험을 제공한다.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옛 경춘선 철길을 활용한 춘천의 대표 체험 관광지다. 북한강 주변 풍경과 터널 구간을 지나며 철길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2024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돼 이번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접근성 개선과 체험형 여행을 함께 살필 수 있는 장소다.
이번 사업은 관광과 체육, 지역 복지기관이 역할을 나눠 여행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관광기관은 목적지와 체험을 연결하고, 체육기관은 자전거 참여를 기부로 전환했다. 복지기관은 지원이 필요한 가정과 여행 프로그램을 잇는다.
김경주 한국관광공사 ESG경영실장은 “관광과 체육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해 국민의 자전거 여행 참여를 이동 약자의 여행 기회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각 기관이 보유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전거로 쌓은 주행 기록은 이제 호수 위 카누와 철길 위 레일바이크 여행으로 이어진다. 기부금 전달 이후 참가자 선정과 프로그램 운영을 거쳐, 이동의 제약으로 여행을 망설였던 가정에 국내여행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