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짙푸른 마산 밤바다 위로 붉은 불꽃 비가 꽃잎처럼 흩날리며 가을밤을 낭만으로 물들였다. 은은한 국화 향기가 머무는 해안 공원에 타닥타닥 숯가루 타는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불씨의 향연이 펼쳐지자, 수변 데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입에서는 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사진제공=경남 창원시창원시는 4일 저녁 3·15해양누리공원에서 열린 제2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 현장에서 바다 위를 수놓는 대규모 '해상 낙화놀이'를 선보였다. 마산 앞바다를 배경으로 수상 낙화놀이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후 7시, 3·15해양누리공원 앞바다 위에 길게 연결된 줄을 따라 매달린 1천500개의 전통 낙화봉에 차례로 불이 붙었다. 참나무 숯가루를 한지에 정성스레 말아 만든 낙화봉이 서서히 타들어가며 바람을 탈 때마다, 수면 위로 붉은 불꽃이 은하수처럼 길게 꼬리를 물며 내려앉았다. 잔잔한 밤바다에 비친 붉은 반영과 국화 화단이 어우러져 오직 마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가을 야경을 빚어냈다.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야간 해상 행사인 만큼 안전 관리도 빈틈없이 진행됐다. 창원시는 공무원 223명을 포함해 경찰과 해경, 소방 등 총 600여 명에 달하는 안전관리 요원을 행사장 주요 진입로와 해안 데크 주변에 촘촘히 배치했다. 바다 쪽에는 해경 경비정을 근접 대기시켜 해상 안전사고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아울러 관람객들이 인파 속에서도 가족·연인과 원활하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축제장 곳곳에 임시 이동기지국을 설치, 통신 두절이나 데이터 지연에 따른 불편을 덜어냈다.
강기윤 창원시장은 "가을의 깊은 정취를 품은 국화와 푸른 마산 밤바다를 배경으로 처음 시도한 해상 낙화놀이가 현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가을밤의 선물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단일 꽃 축제로 꼽히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8일까지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 일원에서 이어진다. 수십만 송이의 오색 국화로 빚어낸 대형 조형물과 다채로운 문화 공연, 지역 먹거리 장터가 마련돼 늦가을 낭만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상세한 일정과 주차 및 셔틀버스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황금빛 국화 향에 취하고 바다 위로 지는 붉은 낙화의 온기를 품어보는 11월의 마산은 늦가을 나들이객에게 더없이 포근한 쉼표를 찍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