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신라 천 년의 별자리를 읽어내던 동양 최고(最古) 천문대 경주 첨성대가 현대 첨단 기술을 덧입고 관람객 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선다. 그저 멀찍이 서서 외형만 올려다보던 단조로운 관람 방식에서 벗어나, 신라인들이 바라보던 밤하늘과 축조 과학의 비밀을 오감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문화 힐링 거점이 열린다.
경주 첨성대 주변 첨성대 관람환경시설 개선사업의 위치와 배치도. 홍보체험관 예정 위치 및 주요 조망축 등이 표시되어 있다.·사진제공=경주시
봄날 경주 첨성대 주변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꽃길을 거닐며 첨성대를 배경으로 관람을 즐기고 있다.·사진제공=경주시경주시는 황남동 일원에 자리한 첨성대의 역사와 과학적 가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첨성대 관람환경시설 개선사업’의 실시설계 용역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사업은 국비 21억 원과 도비·시비 각 4억 5천만 원 등 총 3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핵심은 첨성대의 숨은 역사와 정밀한 석조 건축술, 그리고 고대 신라인들의 우주관을 친근하게 풀어낼 '홍보체험관'의 건립이다.
홍보체험관 내부에는 첨성대의 내·외부 구조와 360여 개의 돌이 지닌 상징성, 일 년 24절기와 춘하추동을 나타내는 축조 과학의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들어선다. 특히 해가 진 뒤에도 첨성대의 신비로운 밤 풍경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야간 천문 관람 프로그램과 동서양 천문 유산을 비교해 보는 다채로운 디지털 실감 콘텐츠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관람객의 발걸음을 배려한 편의시설도 대폭 탈바꿈한다. 매년 수백만 명의 국내외 여행객이 몰리는 황리단길 및 동궁과 월지, 대릉원 등 주변 명소와의 보행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진입 광장과 주 관람로 동선을 매끄럽게 재정비한다. 여름철 땡볕을 피하기 어려웠던 광장 주변에는 자연 친화적인 그늘 쉼터와 벤치 등 휴게 인프라를 확충하고, 주변 고분군 및 계림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전통 조경 정비도 함께 진행해 사계절 쾌적한 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사적분과 심의를 거쳐 사업 밑그림을 다졌다. 다음 달 실시설계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관계 전문가 자문과 국가유산청 협의를 긴밀하게 이어가며 내년 10월까지 설계를 최종 마무리할 방침이다. 소중한 국가유산의 원형 보존을 최우선에 두면서도 관람 편의를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정비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첨성대가 지닌 뛰어난 역사성과 과학적 우수성을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 관광객까지 누구나 알기 쉽게 공감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표”라며 “주변 역사 유적과 자연경관을 온전히 지키면서도 누구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쉬어갈 수 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명소로 가꾸겠다”고 전했다.
별빛 내리는 신라의 고도에서 마주할 첨성대의 새로운 변신은 천년 고도 경주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한층 깊이 있는 울림과 뜻깊은 시간 여행의 감동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