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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영동의 밤, 와인빛에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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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쪽 산등성이 너머로 기울 무렵, 영동와인전망대로 발길을 돌렸다. 낮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하늘 아래 거대한 와인병 하나가 우뚝 서 있다. 어둠이 내려앉자 빨강과 초록, 파랑빛이 나선형 계단을 따라 천천히 번져간다. 마치 누군가 밤하늘에 빛으로 와인을 따르는 듯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올려다봤다. 영동의 밤은 그렇게 한 잔의 와인처럼 깊어지고 있었다.
와인타워 야경·© 최치선·트래블아이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에 자리한 영동와인전망대는 높이 50m의 4층 구조물이다. 와인병과 와인잔을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에 영동의 자부심이 담겼다. 외벽을 휘감은 나선형 계단은 하늘로 이어지는 길처럼 보인다. 지상 43m 높이의 4층에 오르면 발아래 유리 바닥이 펼쳐지고, 영동읍과 포도밭, 힐링관광지의 풍경이 사방으로 열린다.
전망대에 서니 낮 동안 걸었던 길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바쁘게 지나쳤던 거리와 멀리 이어진 산자락, 포도밭을 품은 마을까지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녁을 맞고 있다. 하늘은 서서히 남빛으로 짙어지고, 집집마다 켜지는 불빛은 땅 위에 작은 별을 뿌려놓은 듯하다.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이 낯설 만큼 아름답다.
여행은 때로 많은 것을 보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 앞에 오래 머무는 일인지도 모른다. 해가 지면 끝날 줄 알았던 하루가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순간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빛으로 물든 와인병이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영동에서 보낸 하루의 기억도 그 안에 담겨 천천히 숙성될 것만 같다.
좋은 와인이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향을 품듯, 좋은 여행도 돌아온 뒤에야 비로소 진한 향기를 남긴다. 영동의 밤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물 것 같다.

#영동와인전망대#영동여행#레인보우힐링관광지#최치선의포토에세이#영동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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