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바삭하게 튀겨낸 면발의 고소한 향기가 늦가을 도심 거리를 가득 채운다. 국내 라면 생산의 심장이자 대한민국 라면의 고향인 경북 구미역 일대가 세계 각국의 독창적인 레시피와 뜨거운 국물 요리로 무장한 초대형 미식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구미시는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구미역 앞 역전로와 문화로 일원에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2026 구미라면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올해 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시식을 넘어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이 실력을 겨루는 요리 경연과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이색 라면 요리, 다채로운 길거리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라면을 글로벌 미식 문화 콘텐츠로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축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시선이 쏠리는 무대는 ‘2026 구미 글로벌 라면 챌린지’다. 전 세계 80개국에서 1천263명이 온라인 예선에 몰려들며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한 이번 대회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오른 일본, 프랑스, 미국, 러시아,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13개국 대표들이 현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참가자들은 자국의 고유한 식문화와 라면을 결합한 개성 만점의 요리를 선보이며 국경을 뛰어넘는 라면의 무한한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축제장 규모와 인프라도 역대급이다. 방문객들의 편안한 식사를 위해 야외 테이블 좌석을 2천500석 이상으로 늘렸고, 현장에서 즉석조리 라면을 선보이는 라면 레스토랑 역시 33곳으로 몸집을 불렸다. 메인 무대인 구미역 일원뿐 아니라 진평 음식특화거리 내 17개 매장도 함께 동참해 축제 기간 내내 갓 튀겨낸 신선한 라면을 활용한 특화 메뉴를 선보이며 도시 전체를 축제의 열기로 물들인다.
미식가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메뉴 구성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향긋한 버섯의 풍미가 밴 송이능이 산중라면부터 철판 요리로 재탄생한 너구리야끼, 두툼한 패티와 바삭한 면발이 어우러진 ‘버거와 함께라면’ 등 조리법의 한계를 깬 33가지 이색 라면이 손님맞이에 나선다. 구미 농심 공장에서 당일 아침 갓 튀겨내 바삭함이 살아있는 생생한 라면을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취향에 맞는 토핑을 골라 나만의 레시피로 끓여 먹는 DIY 라면 코너도 운영된다.
2026 구미라면축제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메뉴판. 33가지 이색 라면과 다양한 반찬 및 해외 누들 메뉴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사진제공=구미시특히 올해 축제에서는 100% 구미산 우리 밀가루로 정성껏 빚어낸 ‘구미라면축제면’이 최초로 공개된다. 얼큰하고 진한 전통 소고기 장국 국물 베이스에 큼직한 표고버섯, 당근, 청경채 등 풍성한 건더기 스프를 듬뿍 담아낸 이 라면은 축제 기간 단 20만 봉지만 한정 생산돼 방문객들의 치열한 구매 경쟁이 예상된다.
100% 구미산 우리 밀가루로 만든 구미라면축제 한정판 라면 제품의 모습.·사진제공=구미시해질녘이 되면 도심은 한층 더 감성적인 축제장으로 물든다. 신나는 DJ 공연과 시원한 수제 맥주를 곁들일 수 있는 바이브펍, 라면을 테마로 아기자기한 굿즈를 직접 만들어보는 공방 ‘Ra-뜰리에’ 등 12개 테마 공간에서 다채로운 버스킹과 거리 예술이 밤늦도록 펼쳐진다. 2022년 첫 깃발을 올린 뒤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에만 35만 명의 인파를 끌어모으고 당일 생산 라면 50만 개를 완판시킨 구미라면축제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식도락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앞으로도 구미의 산업과 농업, 관광자원을 연계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구미를 세계적인 K-라면 관광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은빛 냄비마다 따뜻한 온기와 유쾌한 웃음이 피어오르는 이번 주말, 구미 도심 거리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가을 여행의 기억을 선사할 채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