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고, 어촌의 밥상을 맛본 뒤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경주와 영덕의 동해안 해안길이 숙박과 음식, 지역 체험을 엮은 걷기 여행지로 거듭난다.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지나던 길에 머물 이유를 더해 1박 2일 여행으로 넓히는 사업이다.
경북도는 경주시와 영덕군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코리아둘레길 하이라이트 구간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전국에서 선정된 11곳 가운데 경북에서는 두 지역이 이름을 올렸다. 동해안 해파랑길을 중심으로 각 지역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담은 관광상품을 개발한다.
코리아둘레길은 동·서·남해안과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연결하는 약 4500㎞의 걷기 여행길이다. 이 가운데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부터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약 750㎞, 50개 코스로 구성된다. 경주와 영덕은 이 긴 바닷길에서 지역의 개성을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을 육성한다.
경주시의 주제는 ‘왕의 바다·파도의 길’이다. 하서해안공원에서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거쳐 나아해변으로 이어지는 약 4㎞가 특화 구간이다. 파도와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운드워킹, 주상절리 지질해설, 해안 요가와 명상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해안에 설치된 출렁다리를 걷고 있는 여행객들 모습.·사진제공=경북도양남 주상절리는 걷는 동안 바위의 모양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부채처럼 펼쳐진 형태를 비롯해 기울어지거나 누워 있는 주상절리가 해안에 발달해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지질유산을 해설과 함께 살펴보면 익숙한 바다 풍경에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기존 파도소리길은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약 1.7㎞의 해안산책로다. 이번 사업의 약 4㎞ 특화 구간은 이 산책로를 포함해 주변 해안으로 범위를 넓힌다. 경주시는 감포 공설시장과 문무대왕릉도 연계해 해양 경관과 역사, 휴식을 함께 즐기는 관광상품을 마련한다.
영덕군은 영덕해맞이공원에서 경정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길에 어촌문화와 지역 먹거리를 입힌다. 바닷가 마을의 생활을 접하고 음식을 맛보며 걷는 일정으로, 해안 경관에 집중했던 여행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주요 콘텐츠는 해녀문화 체험과 노르딕 사운드워킹, 로컬 미식 걷기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1박 2일 바다학교도 운영할 계획이다. 함께 걷고 배우는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에게도 바다를 경험하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두 지역은 주변 관광지뿐 아니라 숙박·음식·체험시설을 관광상품에 묶는다. 지역 숙박업체와 식음업체가 참여하는 민간 쉼터와 소비 촉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걷기 여행객의 휴식과 식사, 숙박이 지역 상권의 매출로 이어지도록 하는 구상이다.
사업은 이달 계획 보완과 12월 사업비 확정·협약 등을 거쳐 내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개별 프로그램의 참가 일정과 예약 방식은 추후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걸을 수 있는 해안산책로와 새로 개발하는 체험상품을 구분해 여행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코리아둘레길이 지역 문화를 깊이 체험하고 하루 더 머무는 대표 걷기 여행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에서는 바위와 역사를 읽고, 영덕에서는 어촌의 삶과 음식을 만난다. 같은 동해를 따라 걷더라도 머무는 곳마다 다른 이야기가 쌓인다. 이번 사업은 그 차이를 경북 동해안 여행의 매력으로 키우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