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붉게 타오르는 장작 가마의 온기와 흙 내음이 가을빛 짙어가는 남도 끝자락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박물관 유리 진열장 너머로 고고하게 자태를 뽐내던 고려청자가 장인의 손을 떠나 흙과 불,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는 활기찬 축제의 장으로 내려앉았다.
‘화목가마 불지피기 페스티벌’포스터·사진제공=강진군전남 강진군 고려청자박물관은 오는 11월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공동전시판매장과 전통 화목가마 일원에서 ‘화목가마 불지피기 페스티벌’을 연다. 가마 가득 소나무 장작을 밀어 넣고 손끝으로 부드러운 흙을 빚어 올리며, 따스한 모닥불 곁에서 운치 있는 공연을 감상하는 가족 맞춤형 가을 축제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천년 전 선조들의 숨결을 그대로 잇는 전통 화목가마 불지피기다. 관요와 민간 도예작가, 지역 도예 동호회, 박물관 입주작가들이 정성스레 빚은 작품들을 가마 안에 차곡차곡 재우고 불을 지피는 소성 작업이 현장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나들이에 나선 관람객들이 직접 가마 화구에 장작을 던져 넣으며 1,300도 고열 속에서 청자가 완성되는 경이로운 제작 과정에 동참할 수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소장 가치가 높은 명품 청자를 한자리에서 알뜰하게 장만할 수 있는 파격적인 특별 할인 장터도 판을 키운다. 강진 관요에서 생산한 청자는 전 품목 30% 할인된 가격에 내놓으며, 실생활에서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B급 청자는 최대 70%까지 가격을 대폭 낮췄다. 관내 민간 도예업체들 역시 부스별로 개성 넘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작가들의 예술혼이 깃든 독창적인 청자 작품을 즉석에서 낙찰받을 수 있는 현장 경매도 축제의 흥미를 한껏 돋운다.
체험 거리 또한 풍성하다. ‘돌리고 새기고 반값 청자체험’ 코너에서는 흙을 만지며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레를 차거나 청자 표면에 섬세한 상감 문양을 직접 새겨 넣어 나만의 그릇을 반값에 빚어보는 특별한 경험이 기다린다. 이와 함께 아기자기한 청자 열쇠고리 만들기, 은은한 멋을 풍기는 한지 조명 제작, 온 가족이 승부를 겨루는 투호·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마당도 함께 펼쳐져 지루할 틈 없는 하루를 선사한다.
강진군 관계자는 “유리관 안에서 눈으로만 바라보던 고려청자를 손으로 직접 만지고 불과 흙의 온기를 온몸으로 체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지역 도예작가들의 땀방울과 여행객들의 활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지친 일상을 씻어내는 따뜻한 가을 축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