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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울주군

은빛 억새 가르며 122km 달렸다…극한의 레이스

3일간 열린 '2026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성료

9개 봉우리 넘는 인간 한계 시험대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해발 1,000m가 넘는 거친 암릉과 끝없이 물결치는 은빛 억새밭 사이로 거친 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험준한 산맥을 넘나들며 자신의 한계에 맞선 철인들의 질주가 가을 영남알프스를 뜨겁게 달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악 마라톤 축제 ‘2026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UTNP)’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울주트레일 나인파크
울주트레일 나인파크·사진제공=울주군
ubc 울산방송이 주관하고 울주군과 울산시가 힘을 보탠 이번 레이스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거점으로 9피크(122㎞), 7피크(96㎞), 5피크(45㎞), 2피크(26㎞), 1피크(12㎞),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트레일(9㎞)까지 총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전국 각지는 물론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산악 마라토너들은 황금빛 단풍과 억새가 장관을 이룬 능선을 쉼 없이 내달리며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대회의 꽃이자 가장 혹독한 코스인 ‘9피크’는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가지산, 운문산, 문복산 등 해발 1,000m급 영남알프스 9대 봉우리를 40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극한의 코스다. 누적 상승 고도만 수천 미터에 달하는 험로에서 낮과 밤을 꼬박 새우는 사투가 펼쳐졌다. 치열한 접전 끝에 남자 부문에서는 한국의 임정현 선수가 20시간 46분 37초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자 부문 역시 한국의 양주하 선수가 24시간 13분 43초 만에 완주하며 정상을 차지해 갈채를 받았다.
'2026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남자 임정현·여자 양주하 우승
'2026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남자 임정현·여자 양주하 우승·사진제공=울주군
올해는 장거리 러너들의 도전을 북돋우기 위해 7개 봉우리를 잇는 96㎞ 길이의 ‘7피크’ 코스가 새롭게 추가돼 코스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세계 무대와의 가교 역할도 굳건히 다졌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330km 극지 트레일러닝 대회인 ‘또르 데 지앙(Tor des Geants)’과의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이번 9피크 코스를 성공적으로 완주한 선수들에게는 ‘2027 TOR330’ 대회 출전 자격이 주어졌다. 울주의 산자락을 정복한 선수들이 곧바로 알프스 몽블랑을 향한 도전장을 쥐게 된 셈이다.
신불산 억새평원
신불산 억새평원·사진제공=울주군
선수들만의 축제에 머물지 않고 가족 단위 가을 나들이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풍경도 인상적이었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린 1피크와 키즈트레일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간월재 억새평원의 바람을 맞으며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광장에는 짜릿한 스피드 클라이밍 체험과 페이스페인팅, 가상 포토존을 비롯해 선선한 밤공기를 맞으며 영화를 감상하는 별빛 시네마와 달빛 휴식 존이 마련돼 축제의 흥을 돋웠다. 울주군 관계자는 "영남알프스의 험준한 산세를 이겨내며 뜨거운 땀방울을 쏟아낸 모든 선수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은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를 세계 산악인들이 손꼽아 찾는 명품 글로벌 스포츠 관광 축제로 키워 영남알프스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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