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초가을의 정취가 무르익은 다산아트홀의 조명이 켜지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숨소리가 일제히 잦아들었다. 서로 다른 학교에서 모여 지난 다섯 달 동안 하나의 음을 맞추기 위해 목을 가다듬어 온 아이들의 맑고 고운 목소리가 객석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파고들었다. 남양주문화재단이 다산아트홀에서 관내 초등학생들의 특별한 음악적 성장을 담아낸 ‘2026 구리남양주 정약용 RAS Art On Lab 합창공유학교 We Harmony 결과발표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We Harmony' 합창발표회·사진제공=남양주이번 무대는 지난 6월 첫 만남을 가진 이후 약 5개월 동안 이어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였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기술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함께 멜로디를 배우며 쌓아온 예술적 성과와 교감을 지역사회와 온전히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공연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 33명의 학생들은 관내 초등학교 3~4학년들이다. 남양주문화재단과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이 손을 맞잡고 기획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We Harmony’를 통해 선발된 아이들은 방과 후와 주말을 쪼개가며 총 60차시에 달하는 체계적인 합창 교육을 소화했다. 혼자 튀기보다는 옆 친구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긋난 화음을 맞춰가며 진정한 '하나의 소리'를 빚어내는 법을 온몸으로 체득했다.
아이들의 무대 담력도 남달랐다. 지난달 22일 ‘작은 어울림 음악회’와 24일 ‘락랑 페스티벌’ 등 지역 내 굵직한 축제 무대에 잇달아 오르며 실전 감각을 키워온 덕분이다. 그간 쌓아온 탄탄한 무대 경험은 이날 다산아트홀 본공연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흔들림 없는 시선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완성도 높은 하모니를 쏟아내자, 객석을 메운 120여 명의 학부모와 시민들은 연신 뜨거운 환호와 기립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무대를 지켜본 한 학부모는 "서로 눈을 맞추고 호흡을 고르며 하나의 곡을 완성해 가는 아이들의 의젓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단순한 음악 수업을 넘어 배려와 협동의 가치를 배운 소중하고 특별한 성장의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무대가 펼쳐진 다산아트홀은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 철학과 인문 정신을 품은 남양주의 대표 공공 공연장으로, 인근에 정약용유적지와 실학박물관, 북한강 물길이 이어져 주말 나들이 명소로도 손꼽힌다. 이번 발표회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에서 지역의 꿈나무들이 문화 예술의 주체로 당당히 서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남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 5개월간 흘린 아이들의 땀방울이 아름다운 화음으로 결실을 맺는 뜻깊은 현장이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체감하고 잠재된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 역시 "음악이라는 공통 언어로 소통하며 친구와 함께 성장하는 값진 밑거름이 되었길 기대한다"며 "교육지원청을 비롯한 유관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문화예술 인프라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