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배낭여행객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자국어를 터치하자마자 서울발 부산행 KTX 좌석 예약이 일사천리로 끝난다. 언어 장벽에 막혀 기차역 매표소 창구를 서성이던 풍경이 이제 옛이야기가 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예매 플랫폼인 '코레일+' 앱에서 지원하는 언어를 기존 7개에서 10개로 전격 확대하며 글로벌 철도 영토를 넓힌다.
모바일 앱 '코레일+' 다국어 페이지·사진제공=코레일이번 개편으로 새롭게 추가된 언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몽골어 등 세 가지다. 기존에 운영해 오던 영어, 중국어 간체·번체, 일본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핵심 방한 국가인 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에 유럽권과 중앙아시아 주요 언어까지 한 번에 아우르게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주도한 관광교통 민관협의체 논의를 바탕으로, 최근 한국을 찾는 방문객 규모와 장기 체류 성향, 대중교통 이동 선호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우선순위를 매긴 결과다.
외국어 예매 서비스는 코레일 다국어 전용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 상단 우측의 언어 선택창에서 손쉽게 변경해 쓸 수 있다. 역별 노선 검색부터 열차 종류 선택, 좌석 지정, 간편 해외 신용카드 결제까지 전 과정이 모국어로 쾌적하게 펼쳐진다.
디지털 발권 편의가 비약적으로 개선되면서 철도를 타고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열차에 몸을 실은 외국인 이용객은 77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넘게 껑충 뛰었다. KTX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 강릉, 경주, 전주 등 지방 핵심 거점으로 뻗어나가는 로컬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철도 이용객 '연간 1천만 명'이라는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맞춤형 승차권 서비스도 한층 빨라졌다. 장거리 해외여행객들이 항공권과 숙소를 수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패턴에 맞춰, 열차 승차권 사전 예매 가능 시기를 기존 열차 출발 1개월 전에서 '2개월 전'으로 앞당겼다. 한국에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현지에서 KTX 탑승권을 쥐고 여유롭게 전국 유람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춘 셈이다. 여기에 주요 KTX 정차역의 다국어 안내 표지판 확충과 무인 발권기 인터페이스 개선이 맞물려 전국 철도망이 글로벌 친화형 관광 인프라로 빠르게 거듭나고 있다.
철도 현장 관계자는 "한국의 구석구석을 기차로 누비려는 해외 여행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언어 선택권을 대폭 넓히고 예매 절차를 간소화했다"며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매력을 가장 안전하고 쾌적하게 연결하는 든든한 관광 동반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