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50여 편 명작과 100곳의 촬영지들을 소개하는 '홍콩 굿테이크' 캠페인 키 비주얼 이미지·사진제공=홍콩관광청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장국영의 우수에 찬 눈빛과 매염방의 붉은 미소가 깃든 골목, 그리고 배트맨이 허공으로 몸을 던지던 화려한 빌딩 숲. 낡은 필름의 아날로그 정취와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동양의 할리우드' 홍콩이 스크린 속 풍경을 실제 여행길로 불러낸 '홍콩 굿테이크(Hong Kong Good Take)' 캠페인을 본격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전 명작부터 할리우드 흥행 대작, 아시아 인기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총 50여 편의 작품에 등장한 100여 곳의 주요 로케이션을 엄선했다. 단순한 인증샷 명소를 찍고 지나가는 기존 관광에서 벗어나, 작품 속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걷고 주변 골목의 숨은 미식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체감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여행자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친숙한 장면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겹쳐진다. 영화 '콜드 워' 속 숨 막히는 도심 추격전의 무대였던 스타페리 선착장에서는 빅토리아 하버를 가로지르는 뱃길의 낭만을 오롯이 누릴 수 있다. '연지구'에서 주인공이 복을 빌며 향을 피우던 센트럴 만모사원은 짙은 향 연기 사이로 세월의 더께를 느끼게 한다.
스타페리 선착장, 센트럴 만모사원, 임틴차이 성당 등 홍콩 대표 촬영지의 실제 모습·사진제공=홍콩관광청도심을 살짝 벗어나면 또 다른 반전 풍경이 펼쳐진다. 1989년 주윤발 주연의 액션 걸작 '첩혈쌍웅' 속 마지막 성당 총격전의 배경이 된 외딴 섬 '임틴차이(Yim Tin Tsai)'는 고즈넉한 어촌 마을의 고요함과 독특한 소금밭 풍경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이 밖에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에서 브루스 웨인이 거닐던 세계 최장 센트럴-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성룡의 대표작 '러시아워 2'의 긴박한 액션이 녹아든 할리우드 로드까지 도시 곳곳이 거대한 야외 세트장으로 변모한다.
올드타운 센트럴과 삼수이포, 야우마테이 등 특색 있는 구도심 코스도 촘촘히 엮였다. 예술 영화 애호가들의 안식처인 '브로드웨이 시네마테크'를 비롯해 전설적인 스타들의 손도장과 조각상이 늘어선 '스타의 거리', 깊이 있는 아카이빙을 자랑하는 홍콩문화박물관과 홍콩필름아카이브가 여정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시대를 풍미한 두 아이콘, 장국영과 매염방의 흔적을 짚어가는 특별 테마 로드는 여전히 그들을 그리워하는 시네필들에게 진한 울림을 안긴다.
스크린 속 음식 문화를 직접 맛보는 미식 탐방 프로그램 '테이스트 홍콩 스루 시네마'도 순차적으로 베일을 벗는다. 찻집 차찬텡의 밀크티와 토스트부터 완탕면, 노포 다이파이동의 정겨운 불맛까지 영화 속 인물들이 먹고 마시던 요리를 현지 식당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 투어와 연계한다.
현장 기획 관계자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풍경을 넘어 영화 속 정서와 도시의 속살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로케이션과 지역 골목 상권을 세밀하게 연결했다"며 "여행자가 각자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홍콩이라는 도시를 새롭게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품별 세부 로케이션 지도와 추천 코스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