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청명한 고원 지대의 붉은 단풍 숲을 배경으로 오직 지금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상큼한 햇와인의 향연이 펼쳐진다. 갓 딴 햇포도의 생동감 넘치는 과즙과 풋풋한 산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일본 대표 햇와인 ‘야마나시 누보’를 오감으로 만끽하는 특별한 가을 와인 축제가 열린다.
호시노 리조트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와인 리조트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야쓰가타케’는 오는 11월 4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의 햇와인을 테마로 한 가을 힐링 미식 프로그램 ‘야마나시 누보 페스타’를 본격 선보인다.
프랑스에 보졸레 누보가 있다면 일본에는 야마나시 누보가 있다. 일본 와인의 발상지이자 최대 산지인 야마나시현에서 당해 수확한 토종 청포도 품종 ‘고슈(甲州)’와 붉은 포도 품종 ‘머스캣 베일리 A(Muscat Bailey A)’로 양조한 햇와인을 뜻한다. 매년 11월 3일 공식 해금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세상에 나오며, 싱그러운 과실 향과 갓 짜낸 듯한 청량한 개성 덕분에 와인 애호가들에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으로 통한다.
이번 축제는 중세 유럽의 고풍스러운 골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리조트의 메인 스트리트 ‘피망 거리(Piman Street)’를 중심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11월 4일부터 17일까지 푸드트럭이 늘어선 야외 거리에서는 야마나시현 곳곳의 신생 와이너리부터 생산량이 적어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희귀 한정판까지 총 10종의 야마나시 누보를 엄선해 선보인다.
야마나시 누보 햇와인 축제 기간 동안 야외 부스에서 와이너리 직원이 방문객에게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호시노 리조트특히 금·토·일 주말에는 포도밭과 양조장을 지키는 와이너리 직원들이 직접 거리로 나와 부스를 지킨다. 여행자들은 한 해 동안 포도가 자라난 기후 환경과 땀방울이 담긴 양조 비화, 올해 빈티지의 세밀한 향미 특징을 생산자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해 들으며 특별한 잔을 기울일 수 있다.
햇와인의 풍미를 두 배로 끌어올릴 이색 미식 페어링도 미식가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피망 거리 푸드트럭에서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전통 디저트인 ‘카놀리(Cannoli)’를 야마나시 누보 맞춤형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얇게 튀겨 바삭한 튜브형 과자 피 속에 단맛을 덜어내고 고소함을 살린 리코타 치즈 크림을 듬뿍 채웠다. 여기에 와인 양조용 포도를 직접 말린 건과일과 바삭한 호두를 곁들여 다채로운 식감을 완성했다. 입안 가득 감도는 바삭하고 크리미한 치즈의 고소함과 갓 병입된 화이트 와인의 산뜻한 산미가 절묘한 하모니를 빚어낸다. 와인 한 잔과 카놀리로 구성된 세트 메뉴는 1,200엔(세금 포함)에 맛볼 수 있다.
야마나시 누보 햇와인과 함께 제공되는 이탈리아 전통 디저트 카놀리 모습.·사진제공=호시노 리조트리조트 실내 공간인 ‘야쓰가타케 와인하우스’는 11월 3일부터 29일까지 행사 기간 내내 문을 활짝 연다.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디스펜서를 통해 25ml 소량씩 테이스팅할 수 있어 다양한 종류의 햇와인을 부담 없이 비교 시음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상주하는 전문 소믈리에의 친절한 가이드에 따라 본인의 입맛에 꼭 맞는 인생 와인을 찾고 보틀 단위로 소장할 수도 있다.
리조트 실내에서 와인 테이스팅을 즐기는 방문객들과 서비스 직원의 모습.·사진제공=호시노 리조트와인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은 투숙객을 위한 무료 강좌도 준비된다. 숙박객 전용 살롱 ‘2nd Room’에서는 ‘일본 와인 디스커버리 ~야마나시 누보 편~’이 매일 오후 4시와 4시 45분 두 차례씩 20분간 무료로 운영된다. 갓 생산된 야마나시 누보와 오크통에서 시간의 깊이를 더한 숙성 와인을 나란히 비교 시음하며 품종과 세월이 만들어내는 맛의 스펙트럼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리조나레 야쓰가타케는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 벨리니가 설계한 리조트로, 웅장한 야쓰가타케 연봉과 남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둘러싼 환상적인 자연환경을 품고 있다. 도쿄 신주쿠역에서 JR 특급열차 아즈사를 타면 약 2시간 만에 닿을 수 있어 도심을 벗어난 단풍 여행지로도 손꼽힌다.
1박 2일 일정으로 이곳을 찾는다면 첫날 낮에는 낭만적인 피망 거리에서 야외 브런치를 즐기고 와이너리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햇와인과 카놀리를 맛본 뒤, 오후 디스커버리 클래스로 와인 교양을 쌓을 수 있다. 저녁에는 야마나시와 나가노 지역 식재료를 이탈리아 코스 요리로 풀어내는 리조트 메인 다이닝 ‘OTTO SETTE’에서 완벽한 페어링 만찬을 누릴 수 있다. 이튿날 아침에는 그릴 레스토랑 ‘YYgrill’의 신선한 조식을 즐긴 후 와인하우스 테이스팅으로 여정을 향긋하게 마무리하는 코스가 제격이다.
리조트 관계자는 “야마나시 누보는 포도 수확의 기쁨과 양조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가을의 축복”이라며 “붉게 물든 숲과 이국적인 거리 속에서 갓 짜낸 신선한 와인과 미식을 함께 누리며 잊지 못할 가을날의 낭만을 가득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자갈길을 거닐며 한 손에는 바삭한 카놀리를, 다른 한 손에는 햇포도의 풋풋함이 톡톡 터지는 와인잔을 든 채 만끽하는 여유는 바쁜 일상을 벗어난 여행자에게 더없이 완벽한 가을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