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순천 원도심의 역사와 낭만이 살아 숨 쉬는 남문터광장이 오는 주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발칙하고 실험적인 문화 난장으로 변신한다. 고즈넉한 가야금 선율에 몸을 맡기는 야외 요가부터 광장을 뒤흔드는 디제잉과 그래피티 퍼포먼스까지, 지역을 무대로 꿈을 펼치는 신진 문화기획자들의 감각적인 축제가 10월의 마지막 날 순천을 뜨겁게 달군다.
순천 로컬기획자 페스티벌 포스터·사진제공=순천시순천문화재단은 오는 31일 남문터광장 일원에서 청년 예술인들과 신진 기획자들의 상상력을 한데 모은 ‘2026 순천문화기획학교 로컬기획자 페스티벌(ST.ART)’을 연다. 순천문화기획학교 축제과정을 수료한 예비 기획자들이 지역 고유의 색채 위에 자신만의 개성을 덧입혀 로컬기획자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 있는 자리다.
축제의 뼈대는 ‘독립기획자 주도형 순천 아트 프로젝트’에 선정된 김꽃비 기획자의 ‘헤매임의 정원’에서 출발했다. 방황과 탐색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여정을 모티브 삼아 수강생들이 머리를 맞대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했고, 행사 당일 현장 진행과 운영까지 도맡아 생생한 현장감을 불어넣는다.
축제가 열리는 남문터광장은 조선시대 순천부읍성의 남문인 연자루 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원도심 복합문화공간이다. 옥천을 사이에 두고 아기자기한 공방과 감성 카페들이 모여 있는 옥리단길, 오랜 역사를 품은 문화의 거리와 자연스럽게 이어져 순천 도심 도보 여행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번 페스티벌은 광장 기획전시실부터 야외 잔디마당, 골목 곳곳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공간 경험을 선사한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축제과정을 완주한 수강생 12인의 진솔한 고민과 열정을 담아낸 아카이빙 인터뷰 전시가 관객을 맞이한다. 야외 광장에서는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9개의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이 쉼 없이 펼쳐진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광장 곳곳에 숨겨진 8마리의 말 표식을 추적하며 빙고를 완성하는 미션 투어 ‘손 잇-는 날, 팔둥이를 찾아라!’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라이브 가야금 연주에 맞춰 심신을 정화하는 ‘선율로 채우는 숨<가야금×요가>’, 묵직한 비트의 디제잉에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는 프리스타일 댄스 배틀 ‘IGNITION DOOR’ 등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여기에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파격적인 협업도 기대를 모은다. 개성 넘치는 필체와 색채를 자랑하는 그래피티 아트팀 ‘COMBO’와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는 전자음악 크루 ‘심해’가 의기투합해, 광장 한복판에서 라이브 디제잉과 대형 그래피티 드로잉을 실시간으로 펼쳐내는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완성한다. 현장에서는 현업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선배 문화기획자들과 둘러앉아 로컬의 미래와 창작의 고민을 나누는 토크콘서트도 함께 열린다.
재단 관계자는 “전남 동부권을 기반으로 자라나는 신진 로컬기획자들이 스스로 판을 짜고 시민과 호흡하는 특별한 축제”라며 “지역 골목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이들의 당찬 도전에 많은 응원과 발걸음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남문터광장의 돌담길을 걷고 청년 기획자들의 실험적인 예술 실험을 만끽하는 여정은, 순천 여행길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가을날의 선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