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도심의 빽빽한 회색 빌딩 숲과 숨 막히는 출퇴근길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일과 쉼을 동시에 누리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충남 당진에서 피어났다.
당진시에서 운영하는 워케이션 숙소·사진제공=당진시충남 당진시 순성면 왕매실녹색농촌체험마을이 오랫동안 방치돼 쓰임을 잃었던 낡은 창고를 아늑하고 감각적인 휴가지 원격 근무(워케이션)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농촌의 여유로운 정취 속에서 온전히 업무에 몰입하고,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자연을 바라보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이색 거점이다.
새롭게 변신한 창고 내부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집중도를 높여주는 넓은 업무용 책상과 편안한 인체공학적 의자는 물론,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가볍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푹신한 소파와 휴게 공간을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통유리창 너머 야외에는 계절 꽃과 풀내음이 가득한 아기자기한 작은 정원을 조성해, 일하다 고개를 들면 언제든 싱그러운 초록 풍경을 마주하며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꾸몄다.
순성면 왕매실마을은 봄이면 눈부신 매화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알찬 매실이 익어가는 당진의 대표적인 농촌 힐링 명소다. 맑은 공기와 조용한 시골길, 마을을 감싸 안은 수려한 자연환경 덕분에 복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한 사색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온 곳이다. 이번에 문을 연 워케이션 공간은 마을이 가진 고유한 생태 환경과 결합해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직장인과 프리랜서들에게 최적의 '오피스 앤 스테이' 환경을 제공한다.
단순한 업무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계절 내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을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가동된다. 마을 측은 농촌 관광이 주춤해지는 비수기 시즌을 활용해, 이 워케이션 시설을 중심으로 청춘남녀가 함께 농촌의 정취를 체험하고 인연을 맺는 '남녀 커플 매칭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일 방침이다. 감성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자연 친화적 만남은 외지 청년층을 농촌으로 끌어들이는 색다른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이번 워케이션 시설은 방치된 농촌 유휴 공간을 새로운 시대 흐름에 맞춰 재탄생시킨 의미 있는 시도"라며 "하루 스쳐 지나가는 관광을 넘어 며칠씩 머물며 일하고 쉬어가는 체류형 생활인구를 적극 유치해, 침체된 지역 농촌 경제 전반에 따뜻하고 소소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트북 하나 가볍게 챙겨 들고 떠나는 농촌에서의 하루는 번아웃에 지친 현대인에게 가장 확실한 쉼표를 선물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느린 호흡 속에서 업무의 영감을 얻고, 정원 산책길에서 가을바람을 맞으며 나만의 온전한 휴식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당진 순성 왕매실마을의 특별한 창고 오피스가 도시 여행자들을 향해 다정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