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회 문무대왕 해양대상 및 심포지엄 현장 전경.·사진제공=경주시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죽어서도 동해의 거대한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숭고한 호국 서원이 서린 천년고도 경주 바다에서 첨단 해양과학과 바다 인문학의 새길이 활짝 열렸다. 거친 파도를 딛고 바다를 호령했던 신라 문무대왕의 해양 개척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뜻깊은 공론의 장이 펼쳐졌다. 경주시와 경상북도가 공동 주최한 ‘제8회 문무대왕 해양대상 및 심포지엄’이 29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보문관광단지 내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육부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해양 관련 학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해양과학과 산업, 교육·문화 분야에서 묵묵히 땀 흘려온 숨은 주역들을 발굴해 예우하고, 바다를 향한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는 해양 인재 육성의 미래 전략을 다지는 자리로 진행됐다.
행사의 백미인 시상식에서는 해양 발전을 이끌어온 두 주역이 큰 박수를 받았다. ‘해양과학산업 분야’에서는 바다 생태계 연구와 해양 과학 발전에 헌신해 온 김주형 군산대학교 교수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 ‘해양교육문화 분야’에서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바다의 소중함과 환경 보전의 가치를 꾸준히 일깨워온 경북도교육청 환경교과교육연구회가 상을 거머쥐며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해양과학산업 분야 수상자 김주형 군산대학교 교수와 해양교육문화 분야 수상자인 경북환경교과교육연구회 관계자들이 시상식에서 상패와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경주시시상식 직후 열린 학술 심포지엄은 한층 깊이 있는 논의로 이어졌다. 신춘희 한국해양교육연구회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교실 안팎에서 펼쳐지는 국내 해양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나침반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국내 최고의 해양 석학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주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가 해양과학기술의 최신 지평을 짚었으며, 안용락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바이오산업화본부장이 미래 신성장 동력인 해양생물 다양성과 바이오 산업의 가치를 풀어냈다. 정문수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국제해양문제연구소장은 역사와 바다가 만나는 바다 인문학의 매력을 전했고, 배진호 국립울진해양과학관 박사는 현장 중심의 해양교육 협력 체계를 제안해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종합토론에서는 노현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열띤 토론을 이끌었다. ‘문무대왕의 바다, 동해안 해양과학의 미래’를 화두로 무대에 오른 패널들은 천년 신라의 해양 관문이었던 동해안이 이제는 첨단 해양과학 연구와 생태 관광의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경주는 불국사와 첨성대로 대표되는 내륙 유적뿐만 아니라, 봉길리 앞바다의 수중릉인 문무대왕릉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감은사지 등 동해의 푸른 절경과 역사가 맞닿은 매력적인 해양 역사 관광지다. 이번 심포지엄은 유서 깊은 해양 역사 자원에 현대의 첨단 해양과학 비전을 덧입히며 경주 여행의 깊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행사는 바다를 지키고 가꿔온 유공자들의 노고를 기리는 동시에 푸른 동해안을 중심으로 해양과학과 해양교육의 미래를 함께 그려본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문무대왕의 호국 정신과 개척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해양문화를 널리 알리고,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단단히 다져 환동해 해양 중심 도시 경주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라고 밝혔다.
가을빛이 그윽하게 내려앉은 천년고도 경주에서 울려 퍼진 바다의 이야기는 역사와 과학을 품고 동해를 마주하는 여행자들에게 묵직하고도 신선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