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푸른 갈대밭과 흑두루미의 보금자리로 이름난 생태도시 순천이 마침내 광활한 우주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지상에서 가꿔온 자연 생태의 가치를 넘어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미래를 이끌 초소형 인공위성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며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순천시는 29일 제주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한국우주과학회 추계학술대회 현장에서 자체 초소형 위성 ‘순천샛(SAT)’의 예비설계검토회의(PDR)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29일 한국우주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순천sat 예비설계검토 회의를 진행하고있다.·사진제공=순천시이번 회의는 순천시와 (재)전남테크노파크 등 사업을 이끄는 핵심 관계자들과 우주항공 분야 전문 석학들이 대거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순천샛의 설계와 개발 총괄을 맡은 조선대학교 박설현 교수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그동안 축적된 예비설계 결과와 개발 공정 현황을 상세히 공개했다. 참석자들은 위성 설계의 기술적 적정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향후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뎌내기 위한 보완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예비설계검토(PDR)는 위성의 뼈대가 되는 기본 설계가 실제 우주 궤도에서 주어진 임무를 오차 없이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 관문이다. 이번 자리에서는 위성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구성을 비롯해 지구를 관측할 탑재체 설계, 태양광을 동력으로 바꾸는 전력 계통, 우주 공간에서 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 등 전 분야를 현미경 검증하듯 면밀히 살폈다. 아울러 다음 단계인 상세설계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고난도 기술 요소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이 이어졌다.
순천시는 이번 회의에서 도출된 기술적 제언들을 설계에 신속하게 반영해 완성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어 2027년 2월 상세설계검토회의(CDR)를 매끄럽게 통과한 뒤, 본격적인 위성체 실물 제작과 조립, 혹독한 우주 환경을 가정한 진동·열진공 시험, 최종 성능 검증 등 후속 절차를 속도감 있게 밟아나갈 계획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순천샛은 2027년 하반기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6호기’에 탑재되어 당당히 우주 궤도로 쏘아 올려진다.
순천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순천만습지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을 품은 생태 관광의 1번지이자, 최근에는 미래 첨단 우주항공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며 생태와 첨단 과학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가을바람에 은빛으로 물결치는 순천만 갈대숲을 거닐며 미래 우주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순천의 역동적인 숨결을 마주하는 여정은 나들이객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이번 예비설계검토는 순천샛이 머릿속 구상을 넘어 실제 우주로 날아오르는 본격적인 제작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현장의 뛰어난 기술적 식견을 빈틈없이 반영해 위성의 완성도를 완벽하게 다듬고, 2027년 하반기 역사적인 발사 성공과 안정적인 궤도 운용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땅에서는 세계적인 생태 쉼터로, 하늘 너머에서는 첨단 우주 기술의 개척자로 우뚝 서고 있는 순천의 거침없는 도약은 올가을 남도를 찾는 이들에게 자연의 여유와 미래를 향한 설렘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