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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여권번호까지 털린 마이리얼트립… 소비자 보호는 뒷전?

25일 개인정보 유출 확인, 29일 사고 공개

과거 여행상품 운영 차질 이어 고객 신뢰 또 흔들려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25일 외부인이 권한 없이 시스템에 접근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내용을 알렸다.
마이리얼트립 개인정보 유출 경보
마이리얼트립 개인정보 유출 경보·AI 활용 제작·트래블아이
유출 항목은 성명,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생년월일, 성별,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이다. 일부 이용자는 여권번호와 여권 만료일도 유출됐다.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 정보와 예약·구매 내역은 유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이 단순한 전산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여권정보가 결합되면 여행사나 항공사를 사칭한 정교한 사기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 피해자는 언제, 어디서 자신의 정보가 범죄에 이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까지 떠안아야 한다. 회사는 비정상적인 접근을 차단하고 보안 시스템을 보완했으며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이후의 조치만으로 개인정보를 맡긴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전체 유출 규모와 침입 경로, 사고 발생 원인, 피해자 보호 대책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마이리얼트립의 고객 신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 이동건 대표는 통합 여행상품 '마이팩' 운영 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했던 점과 예약 변경 등에 따른 운영상 문제로 여행자 경험이 나빠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에는 운영 절차와 정산 체계 등을 개선해 서비스를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과거의 상품 운영 차질과 이번 개인정보 유출은 성격이 다른 사건이다. 하지만 여행상품 판매 확대와 기술 혁신을 강조해 온 기업이 소비자 보호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는 별도로 검증받아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더 답답한 것은 사고가 발생하면 스스로 비밀번호를 바꾸고 수상한 문자와 전화까지 경계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보안 사고는 기업에서 발생했는데 피해 예방의 부담은 고객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회사는 이용자별 유출 항목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비밀번호 변경과 스미싱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자는 손해배상 청구나 개인정보 분쟁조정 절차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고로 발생한 실제 2차 피해 규모와 구체적인 보상 방안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여행 플랫폼의 경쟁력은 항공권 가격이나 상품 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고객이 맡긴 개인정보를 끝까지 지킬 수 있는지가 신뢰의 출발점이다. 마이리얼트립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형식적인 사과나 보안 강화 약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고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밝히고 피해 예방부터 실질적인 구제까지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 여행의 설렘을 팔아 성장한 기업이라면 고객에게 개인정보 유출의 공포를 남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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