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수백억 원의 혈세를 쏟아붓고도 찾는 이 없이 흉물로 방치되거나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표류하던 지자체 관광개발 사업의 고질적인 악순환에 마침내 제동이 걸린다. 앞으로는 사업 구상부터 완공 이후 운영까지 전 과정을 깐깐하게 들여다보고 체질을 개선하는 촘촘한 성과관리 체계가 전격 가동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 관광개발사업의 예산 집행 부진을 털어내고 국고 투자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광진흥법’ 및 같은 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29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미경으로 보는 관광개발의 미래·AI 활용 제작·트래블아이그동안 전국 곳곳에서는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 아래 무분별한 출렁다리, 모노레일, 전망대 건립 등 천편일률적인 토목형 관광개발이 우후죽순 이어졌다. 하지만 부지 확보 실패, 부실한 사업성 검토, 운영 역량 부족 등으로 인해 국고보조금이 교부되고도 사업이 하염없이 지연되거나 예산이 묶이는 집행 부진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시행되는 개정 관광진흥법은 지자체에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관광개발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사업 추진 전 과정에 걸쳐 전문가 맞춤형 컨설팅과 실무 교육을 의무적으로 뒷받침하도록 명문화했다. 지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밀어붙이다 좌초되는 일을 막고, 초기 기획 단계부터 완성도 높은 관광 콘텐츠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뒷받침할 종합적인 인프라도 구축된다. 전국에 흩어진 관광개발 정보와 데이터, 추진 경과를 체계적으로 모아 관리하고 활용할 ‘관광개발종합정보시스템’이 새롭게 선을 보인다. 아울러 사업의 기획, 집행, 사후 관리까지 전 주기를 밀착 관리할 ‘성과관리 전담 기관’도 문을 연다. 시행령에서는 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을 탄탄하게 갖춘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을 전담 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다.
무책임한 예산 따내기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국고 신청 문턱도 대폭 높였다.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앞으로 지자체가 관광개발 국고보조금을 따내려면 사업 대상 부지를 실제로 확보했는지에 대한 증빙과 지방재정 투자심사 통과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부지도 정하지 않은 채 섣불리 예산부터 타내고 보자는 식의 졸속 추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광역관광개발사업 예산 편성이 지자체 자율 방식으로 전환된 만큼, 이번 법 개정은 지자체의 권한 확대에 걸맞은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력하게 부여하는 결정적인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강정원 문체부 관광정책실장은 “앞으로 추진되는 지역 관광개발 사업은 초기 기획 단계에서부터 최종 완성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컨설팅을 든든하게 지원받게 되며, 무리한 토목성 사업 추진이 자연스럽게 억제돼 재정 투자의 가치와 효율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올해 안에 성과관리를 총괄할 전담 기관을 조속히 지정해 현장에 제도가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눈먼 돈처럼 새어나가던 예산 낭비를 막고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살린 내실 있는 관광 거점이 늘어남으로써, 여행자들에게는 더 매력적인 쉼터가, 지역 주민에게는 실질적인 삶의 활력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