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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상남도

지리산 자락 적신 산청의 눈물과 위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31일 신안면서 치유문화제 ‘안부잔치’ 개최

주민들이 직접 엮은 그림책·이야기 지도 전시

서동휘 기자
치유문화제 '안부잔치' 웹포스터로 행사명과 일시, 장소, 프로그램 소개가 담긴 인쇄물 이미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는 치유문화제 '안부잔치' 웹포스터로, 행사 일시와 장소 및 주요 프로그램이 안내되어 있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시커멓게 타버린 숲과 거센 물살이 삼켜버렸던 삶의 터전 위로 따뜻한 온기가 피어올랐다. 가슴 깊은 흉터를 품고도 묵묵히 버텨온 이웃들이 모여 서로의 손을 맞잡고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지요"라며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치유의 마당이 지리산 자락에서 열린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오는 31일 산청군 신안면 어울림문화센터에서 산불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큰 상처를 입었던 주민들의 일상 회복과 무너진 공동체 치유를 위한 문화예술 축제 ‘잘 지내시죠? 예술로 건네는 산청의 안부’(이하 안부잔치)를 연다.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창원 동남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성과공유 전시에 이어, 실제 아픔을 겪고 예술로 마음을 다독여온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산청에서 직접 얼굴을 마주한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진흥원은 올 한 해 동안 산청군 차황면, 시천·삼장면, 생비량면, 신안면 등 큰 피해를 보았던 4개 권역 마을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상처와 지역 특성을 세심하게 보듬는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주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마을회관과 학교를 사랑방 삼아 그림책 제작, 미술, 글쓰기 등 다채로운 예술 활동을 펼치며 가슴속 응어리를 털어내고 이웃 간의 끈끈한 유대를 회복하도록 도왔다.
실내 전시 공간에서 주민 및 관계자 15명이 모여 앉거나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단체 사진
성과공유 전시에 참가한 주민 및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으로, 공동체 치유를 위한 문화예술 활동의 성과를 보여준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이번 안부잔치는 1년 동안 흙 묻은 손으로 정성스레 빚어낸 소박하지만 진솔한 주민들의 창작물들로 풍성하게 채워진다. 갑작스러운 화마와 폭우의 기억을 덤덤하게 풀어낸 자전적 그림책부터 할머니와 손자가 나눈 세대 간 대화의 기록, 마을의 오랜 역사와 다시 일궈낸 삶의 터전을 아기자기하게 그려 넣은 이야기 지도, 고사리손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이 담긴 미술 작품들이 센터를 가득 메운다. 현장에서는 재난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주민들의 육성이 담긴 다큐멘터리 기록 영상이 상영되고,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마음과 안부를 손글씨로 전하는 참여형 소통 체험도 마련된다. 주민들이 손수 그린 정겨운 그림과 투박하지만 따스한 글귀를 새겨 넣은 기념 손수건 등 감동적인 콘텐츠들이 나들이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본 행사가 끝난 뒤에도 성과공유 전시는 11월 6일까지 신안면 어울림문화센터에서 이어져 잔잔한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 문화로 치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예술가와 활동가, 피해 주민,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댄 ‘산청공동체회복추진위원회’와 민간단체 ‘문화곳간 만개’가 원팀으로 뭉쳐 일궈낸 민관 협력의 값진 성과다. 지리산 천왕봉을 품은 맑은 고장 산청은 남사예담촌의 고즈넉한 옛 담장과 동의보감촌의 한방 힐링 숲길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큰 자연재해를 겪으며 잠시 멈춰 섰던 마을들이 예술이라는 다정한 언어를 통해 서로를 보듬고 일어서는 이번 행사는, 깊어가는 가을 산청을 찾는 여행자들에게도 진정한 위로와 삶의 회복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치유문화제가 재난의 깊은 상처를 겪은 주민들이 예술을 통해 서로를 다독이고 공동체의 따뜻한 결속을 되살리는 소중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많은 분이 산청을 찾아 주민들이 건네는 진심 어린 안부에 따뜻하게 화답해 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손잡고 지속 가능한 문화 치유 모델을 뿌리내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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