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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여주시

로봇 이기고 맨발로 5시간 45분 세계 신기록 세운 조승환

여주 신륵사서 AI 휴머노이드 꺾고 지구온난화 경고한 ‘빙하의 눈물’ 사투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살을 에는 듯한 얼음 위에서 기계 장치마저 차갑게 굳어 멈춰 섰지만, 인간의 뜨거운 의지는 결코 얼어붙지 않았다. 남한강변을 붉게 물들인 가을 풍경 속에서 펼쳐진 한 사나이의 고독한 사투가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적셨다. 국제환경운동가이자 ‘맨발의 사나이’로 널리 알려진 조승환이 지난 24일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관광지 야외공연장에서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과 얼음 위 맨발 오래 버티기 맞대결을 펼쳤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도전은 기계 문명의 첨단으로 꼽히는 로봇 기술과 인간 육체의 한계를 한 무대에서 가늠해보는 이색적인 대결로 현장을 찾은 수많은 나들이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무대 위에 서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맨발로 얼음 위에 있는 조승환 씨. 무대 뒤에 대결 내용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음.
조승환 씨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과 얼음 위 맨발 오래 버티기 대결을 펼치고 있다. 뒤로 대결 내용을 알리는 현수막이 보인다.·사진제공=여주시
이번 퍼포먼스는 단순한 승패 겨루기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품었다. 조승환은 ‘빙하의 눈물’을 주제로 얼음판 위에 올라섰다. 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거대한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는 참혹한 지구의 현실을 알리고,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기 위해 맨몸으로 얼음의 냉기와 마주했다. 차가운 빙판 위에서 시작된 승부는 예상보다 빠르게 갈렸다. 강철과 정밀 회로로 무장한 AI 휴머노이드 로봇은 극저온의 냉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대결 시작 약 1시간 45분 만에 작동 한계에 부딪히며 주저앉았다. 반면 조승환은 뼈마디가 시려오는 고통 속에서도 미동 없이 두 발로 얼음을 디딘 채 버텨냈다. 로봇이 물러난 뒤에도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종전 자신이 세웠던 5시간 40분의 세계 최고 기록을 넘어서며 최종 '5시간 45분'이라는 경이로운 대기록을 완성했다. 그가 얼음 위에서 온몸으로 견뎌낸 345분은 가쁜 숨을 몰아쉬는 병든 지구의 시간을 상징한다. 붉게 물든 발바닥으로 얼음을 녹여내며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기후재앙에 직면한 지구의 아픔을 시각적으로 고스란히 전했다.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신륵사를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자락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여주의 청정 자연과 어우러져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가 많은 분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온몸으로 깨닫게 하고, 환경보호와 생명의 가치를 되새기며 일상 속 작은 실천을 시작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살을 에는 고통을 감내하며 지구를 위해 목소리를 낸 조승환 환경운동가의 용기 있는 도전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단 역시 문화와 관광 전반에 친환경 ESG 가치를 적극적으로 녹여내 지구온난화 대응에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실내 공연장 무대에서 조승환 씨와 4명의 관계자가 상패를 들고 카메라를 향해 서 있고, 관중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기록 도전 후 시상식에서 조승환 씨가 관계자들과 함께 상패를 받고 있다.·사진제공=여주시
신기록을 달성한 조승환은 "빙하가 녹아내리면 결국 인류의 터전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얼음 위 맨발 퍼포먼스와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 지구를 살리는 작은 불씨를 지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로봇의 기계 장치마저 항복한 얼음 위에서 인간의 끈기와 신념이 피워낸 기적. 천년의 숲 신륵사 뜰에 울려 퍼진 한 사나이의 절박한 외침은, 우리가 발 딛고 선 푸른 지구를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묵직한 물음표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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