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과학기술혁신대상에서 닥터라즈·라즈주임 개발 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통합 대상을 수상하는 모습.·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퇴근 시간이 지나도 공모사업 상담은 끝나지 않는다. 여행사나 관광벤처가 업종과 소재지를 알려주면 인공지능(AI)이 적합한 지원사업을 찾아주고 신청 방법까지 안내한다. 영세 관광기업의 밤늦은 고민을 덜어준 이 ‘24시간 상담원’이 과학기술 혁신 무대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7일 서울 메가존산학연센터에서 열린 ‘제20회 과학기술혁신대상’에서 AI 서비스 ‘닥터라즈·라즈주임’으로 통합 대상인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공공기관 가운데 통합 대상 수상 기관은 관광공사가 유일하다.
올해 대회에는 AI 산업혁신과 공공·사회혁신, 생활·경험 서비스 혁신 등 3개 부문 12개 분야에 93개 프로젝트가 출품됐다. 심사를 거쳐 19개 프로젝트가 수상작에 올랐으며, 관광공사와 윤커뮤니케이션즈가 함께 개발한 서비스는 통합 대상에 선정된 3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수상의 중심에는 한국관광산업포털 ‘투어라즈(Touraz)’가 있다. 관광기업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광 유관기관의 지원사업을 한곳에서 살펴보고 신청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AI를 접목한 ‘닥터라즈’는 흩어진 공모 정보를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풀어준다.
한국관광공사 AI 상담 서비스 닥터라즈의 실제 사용자 인터페이스 화면.·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소재지와 업종에 맞는 사업은 무엇인지, 신청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질문하면 관련 정보를 안내한다. 기관마다 다른 공고문을 일일이 찾아야 했던 소규모 사업자의 수고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함께 개발된 ‘라즈주임’은 공사 직원의 포털 운영과 행정 처리를 거들어 반복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상담 시간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닥터라즈에는 9월까지 약 200개 기업과 기관에서 1447건의 질문이 들어왔다. 이용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21점을 기록했다.
특히 전체 문의의 24%가 야간이나 주말에 접수됐다. 낮에는 현장 업무에 쫓기고 저녁에야 지원사업을 살펴보는 관광업계의 이용 모습이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상담 창구가 닫힌 시간에도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작은 여행사와 관광 창업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답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두 서비스는 투어라즈에 등록된 공식 정보를 기반으로 답하도록 설계됐다. 생성형 AI가 근거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오류를 줄이고 정확한 지원 정보를 전달하려는 취지다.
이용 문턱도 낮아졌다. 관광공사는 지난 12일 닥터라즈의 정식 서비스 시작을 알리고,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누구나 질문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투어라즈에 접속하면 필요한 공모사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선옥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실장은 “이번 수상은 관광기업들이 필요한 지원 정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노력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관광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더욱 발전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사업을 몰라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관광산업의 AI 혁신은 거창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작은 여행사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 바로 답을 얻을 수 있는 현장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