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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전북

천 리 생태길에 번지는 전북의 가을

전북특별자치도, 31일부터 고창·남원서 ‘삼천리길 걷기대회’

람사르습지·서어나무숲 잇는 오감 힐링 여정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수천 년 세월이 빚어낸 원시 습지의 풀내음과 붉게 물든 단풍나무 숲길이 전북의 가을 들녘을 깨운다. 흙길을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소박한 시골 밥상으로 온기를 채우는 생태 트레킹 축제가 지친 도시민들의 발걸음을 끌어당긴다.
지리산 정령치습지 등 남원 걷기대회 코스 전경
지리산 정령치습지 등 남원 걷기대회 코스 전경·사진제공=전북특별자치도
전북특별자치도는 가을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며 지역 골목에 활기를 불어넣는 ‘전북 삼천리길 걷기대회’를 고창과 남원에서 연이어 개최한다. 삼천리길은 전북도가 오는 2027년까지 총사업비 688억 원을 투입해 도내 14개 시·군 60개 마을을 촘촘히 엮어내는 총연장 1037㎞ 규모의 명품 생태탐방로다. 현재 541㎞(52%)가 완성돼 절반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숨어 있던 전북의 보석 같은 생태 자원을 전국에 널리 알리고 체류형 힐링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이번 걷기 마당이 마련됐다. 첫 여정은 오는 31일 선사시대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고창에서 출발 신호탄을 쏜다. 참가자들은 수천 년 전 거석문화의 보고인 고인돌공원을 출발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원시림의 보고, 운곡 람사르습지 생태길을 지나 습지탐방안내소까지 약 8㎞ 구간을 걷는다. 발아래 푹신한 흙길을 디디며 고요한 습지의 수면과 갈대밭을 눈에 담는 특별한 힐링 로드다. 걷기를 마친 뒤에는 고창만의 푸근한 인심이 깃든 풍성한 즐길 거리가 기다린다. 용계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차려낸 친환경 로컬 식재료 중심의 건강한 생태밥상을 맛보고, 주민들이 직접 수확한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오베이골 장터를 둘러볼 수 있다. 깎아지른 바위 위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두암초당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핵심 지질명소인 병바위 탐방까지 이어져, 단순한 산책을 넘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깊이 있는 여정을 완성한다. 바통을 이어받는 남원 대회는 11월 7일 지리산의 수려한 산세를 품고 열린다. 운봉읍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에서 출발해 늦가을 단풍이 융단처럼 깔린 서어나무숲과 푸른 솔향이 진동하는 노송군락지를 거쳐 트리하우스와 에코롯지가 있는 방문자센터까지 총 6㎞ 코스를 걷는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서어나무숲길은 붉은 단풍과 은빛 수피가 어우러져 한 폭의 유채화 같은 비경을 선사한다. 참가자들의 부담을 덜고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착한 운영 방식도 눈길을 끈다. 1인당 2만 원의 참가비는 전액 현장에서 해당 지역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환급돼, 고창 오베이골 장터와 남원의 농특산물 부스에서 햅쌀과 제철 농산물, 향토 먹거리를 구매하는 데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순택 전북도 환경산림국장은 "삼천리길은 전북 전역에 흩어져 있던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 청정한 생태자원을 사람의 온기로 꿰어내는 의미 있는 길"이라며 "도시민에게는 일상의 쉼표를 선물하고, 마을에는 지속 가능한 활력을 불어넣어 전북 생태관광의 든든한 성장동력으로 키워가겠다"고 전했다. 자연이 빚은 고요한 람사르 습지와 지리산 자락의 깊은 숲길을 천천히 거니는 하루.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흙의 감촉과 바람결에 실려 오는 늦가을 산내음을 호흡하며, 전북 삼천리길에서 마음에 잔잔한 쉼표를 찍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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