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경기 북부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명산의 기암절벽 위로 붉고 노란 단풍 융단이 내려앉았다. 포천시 화현면 운악산 광장에서 지난 25일 펼쳐진 ‘제21회 포천 운악산 단풍축제’가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객과 나들이객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른 아침 산안개를 뚫고 찾아온 산악동호인부터 가을 정취를 찾아 나선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하루 동안 무려 8,000여 명에 달하는 역대 최다 인파가 운악산 골짜기를 가득 메우며 늦가을 산행의 낭만을 즐겼다.
화현면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일군 식전 공연은 축제의 문을 경쾌하게 열어젖혔다. 주민자치센터 노래교실 회원들의 구수한 가락에 이어, 심장을 울리는 난타 북소리와 활력 넘치는 라인댄스, 흥겨운 고고장구 가락이 운악산 자락에 울려 퍼지며 현장의 흥을 돋웠다. 아나운서 김나연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주민 화합과 화현면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는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포천 운악산 단풍축제의 식전 공연 무대와 관객들 모습.·사진제공=포천시오후로 접어들며 광장은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변했다. 어릴 적 골목길 추억을 소환하는 딱지치기와 제기차기 대회가 열려 어르신과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축하 공연 무대는 정상급 트로트·가요 스타들이 이어받았다. 윤수현, 오로라, 미스김, 이병찬, 송민경 등 인기 가수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파워풀한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뽐내며 관객들의 환호와 떼창을 이끌어냈다. 붉게 물든 산세를 배경 삼아 울려 퍼진 라이브 선율은 가을 산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오감 만족 부대행사도 발길을 붙잡았다. 화현면 농가들이 갓 수확해 내놓은 싱싱한 포천 햅쌀과 사과, 버섯 등 농산물 직거래 장터는 장바구니를 채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이 늘어선 플리마켓과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푸드트럭, 화현면 자생 단체들이 정성껏 부쳐낸 고소한 빈대떡과 막걸리 등 토속 먹거리 장터는 축제의 풍성한 맛을 더했다.
특히 이번 축제의 인기 비결에는 지난 9월 개통된 ‘운악산 출렁다리(구름다리)’가 큰 몫을 했다. 험준한 바위 능선 허공에 걸린 보도현수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찔한 협곡과 울긋불긋 타오르는 단풍 절경은 등산객들의 필수 인증 코스로 자리 잡으며 축제 인파를 산자락 깊숙이 끌어당겼다.
지난 9월 개통된 운악산 출렁다리와 가을 단풍 경관을 배경으로 한 풍경.·사진제공=포천시유오열 화현면 주민자치회장은 “구름다리 완공 이후 운악산을 찾는 발걸음이 크게 늘어난 만큼, 축제를 발판 삼아 운악산의 숨은 비경을 널리 알리고 화현면의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 살리기에 온 힘을 쏟겠다”고 전했다. 김병섭 화현면장 역시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은 노력이 역대 최다 방문객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화현면과 주민자치회는 이번 축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인근 골목 상권 및 농가와 연계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더욱 탄탄하게 엮어낼 계획이다. 웅장한 바위 능선과 불붙은 단풍잎, 그리고 주민들의 다정한 인심이 한데 녹아든 포천 운악산은 만추의 계절 속에서 가장 눈부신 가을 추억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