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천년의 숨결이 깃든 신라의 옛 수도 경주가 대한민국 제조업을 지탱해 온 장인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경주시는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불국사 자락에 자리한 코오롱호텔에서 전국의 산업 역군들이 한자리에 모인 ‘제26회 국가품질명장인 대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기라성 같은 기술 명장들이 한데 모여 대한민국 제조업의 뼈대를 다져온 땀방울을 되돌아보고, 깊어가는 가을밤 고도의 빼어난 야경을 함께 거닐며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뜻깊은 교류의 장을 완성했다.
‘제26회 국가품질명장인 대회’가 경주 코오롱호텔에서 개최되어 많은 참가자가 모여 있다.·사진제공=경주시올해 대회는 ‘국가품질명장의 손끝에서 시작되는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거친 생산 현장의 최일선에서 끊임없는 품질 혁신과 공정 개선을 이끌어온 주역들을 격려하고, 오랜 세월 축적된 독보적인 현장 기술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사단법인 국가품질명장협회를 필두로 국가기술표준원, 한국표준협회, 한국품질경영학회 관계자와 명장 가족 등 300여 명이 운집해 객석을 가득 메웠다.
행사장에서는 전국 각 지회가 치열하게 일궈낸 품질혁신 우수사례 발표회가 이어지며 현장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각계 명사와 선배 명장들의 혜안을 나누는 특강과 함께 뛰어난 기량으로 현장을 지켜온 우수 회원 시상식, 새로운 주역으로 발돋움한 신임 명장 소개, 국가품질명예명장 위촉식이 잇따라 진행되며 장인정신의 숭고한 맥을 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경주 출신의 이치우 국가품질명장이 한국품질경영학회장상을 품에 안아 고향의 자긍심을 드높였다. 체계적인 품질경영 활동을 돕고 맞춤형 현장 지도를 아끼지 않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 문화를 다져온 헌신이 높게 평가받았다. 국가품질명장 제도가 닻을 올린 1991년 이래 명장들은 제조 강국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미래 세대에게 살아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살아있는 교과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치우 경주 출신 국가품질명장이 한국품질경영학회장상을 수상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경주시공식 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은은한 달빛 아래 천년 신라의 밤 풍경으로 이어졌다. 남천 물길 위로 황금빛 누각을 비춰내는 월정교를 시작으로, 신라의 별자리를 헤아리던 첨성대와 물 위에 그림처럼 떠오른 전각들이 몽환적인 정취를 뽐내는 동궁과월지 야경 투어가 펼쳐졌다. 장인들은 쉼 없이 돌아가던 기계 소리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천년의 돌담길을 천천히 걸으며 늦가을 밤이 건네는 다정한 휴식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최혁준 경주시 부시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글로벌 제조 강국으로 우뚝 선 바탕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려온 국가품질명장들의 헌신과 뚝심이 있었다”며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으로 급변하는 미래 산업 환경 속에서도 현장을 든든하게 지켜온 명장들의 장인정신이 품질 혁신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혁준 경주시 부시장이 국가품질명장인 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주시선선한 가을바람 속에 역사의 깊이와 장인의 열정이 포근하게 맞닿은 시간. 경주의 찬란한 유적지 사이로 울려 퍼진 장인들의 묵직한 발걸음은 한국 산업의 빛나는 내일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