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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충북 영동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충북 영동 월류봉

달도 쉬어가는 곳, 월류정에 마음을 뺏기다

최치선 기자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달빛도 쉬어간다는 곳. 충북 영동 월류봉에 이르러 그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인지 알게 되었다.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흰 구름은 산봉우리 위에서 느릿느릿 흘러갔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산자락에는 노랗고 붉은 잎들이 저마다의 계절을 물들이고 있었다.
월류봉과 월류정 풍경
월류봉과 월류정 풍경·© 최치선·트래블아이
깎아지른 바위 위에 홀로 앉은 월류정. 오래도록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정자의 모습이 유난히 애틋하다. 물은 그 아래를 소리 없이 흐르고, 징검다리는 건너편 풍경까지 조용히 이어진다. 돌 하나를 밟을 때마다 지나온 시간들이 발끝에 닿는 것 같다. 문득 생각한다. 우리는 무엇을 그리 바쁘게 쫓으며 살아왔을까.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도 오래 바라보지 못했고, 소중한 사람 곁에서도 마음껏 머물지 못했다. 돌아보면 행복은 언제나 잠깐 멈춘 그 자리에 있었는데. 월류봉에는 아직 달이 뜨지 않았다. 그런데도 저 정자에는 이미 달빛이 머물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달이 쉬어간다는 말은 세상에 지친 마음도 잠시 내려놓으라는 뜻인지 모른다. 가을 햇살이 산등성이를 어루만지고 강물은 먼 길을 재촉하지 않는다. 나도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오면 저 정자에 앉아 밤이 깊도록 달을 기다리고 싶다. 오늘은 달 대신 내 마음 하나를 월류정에 걸어두고 간다. 세월이 흘러도 저 풍경만은 오래도록 그대로 남아 있기를.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이렇게 따뜻한 풍경 하나로 남을 수 있기를.
#월류봉#충북 영동#월류정#포토에세이#트래블아이#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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