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묵묵히 망치질을 해온 대장간의 불꽃, 새벽 장터를 깨우던 생선 가게 어머니의 목소리, 수십 년간 들녘을 일궈온 농부의 거친 손마디가 감성적인 웹툰과 한 편의 예술 사진으로 다시 태어난다. 전남 순천시가 시 승격 77주년을 맞아 순천의 어제와 오늘을 든든하게 지탱해 온 평범한 시민들의 위대한 일생을 예술로 기록하는 ‘2026 세대공감 기억웹툰’ 참가자 모집에 나선다.
‘2026 세대공감 기억웹툰’ 포스터·사진제공=순천시이번 사업은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사라져가는 지역 원로들의 생생한 구술 생애사를 발굴해 시각 콘텐츠로 영구 보존하고,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가 따뜻한 온기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가교를 놓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올해는 순천 시 승격 77주년이라는 상징적인 해를 기념해 ‘순천이라는 한 권의 인생책’이 되어준 대표 어르신 77인을 정중히 모신다. 수십 년 세월 동안 한 우물을 파며 지역 상권을 지켜온 장인과 기술자는 물론, 평범하지만 가족과 이웃을 위해 눈물과 땀으로 헌신해 온 숨은 주역들이 모두 초대 대상이다.
신청 자격은 순천시에 주소를 둔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땀 흘려온 현직 및 은퇴 직업인을 비롯해, 굴곡진 현대사를 순천 땅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온 사연이 있다면 누구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당사자의 직접 신청은 물론 부모님이나 은사님, 평소 존경하던 동네 이웃을 아끼는 자녀와 지인의 따뜻한 대리 추천 접수도 폭넓게 허용된다.
최종 주인공으로 선정되는 77인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예우와 선물이 주어진다. 인물의 내면과 깊은 삶의 궤적이 묻어나는 전문 사진작가의 정밀 프로필 인물사진 촬영이 진행되며, 주인공들의 인생 굴곡을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고급 사진집과 웹툰 아트 포스터, 품격 있는 대형 사진액자가 한 세트로 헌정된다.
선물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는 다가오는 연말에 77인의 생애를 오롯이 조명하는 감동의 사진 전시회를 열고, 촬영에 참여한 전문 사진작가와 주인공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삶의 희로애락을 나누는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완성된 글과 사진, 웹툰 결과물은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순천시의 소중한 로컬 아카이브 문화 자산으로 등록돼 도서관과 전시관 등에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방침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각자의 일터와 삶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하며 지금의 순천을 일궈낸 시민 한 분 한 분의 살아있는 일상은 그 어떤 사료보다 값진 지역의 역사이자 대체 불가능한 보물”이라며 “가족과 이웃의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들이 빛나는 기록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추천과 참여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기억의 주인공이 될 참가자 접수는 오는 30일까지 받는다. 유선 전화와 전용 이메일, 홍보 포스터에 인쇄된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간편하게 접수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삶이 저무는 것은 거대한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했다. 도심 곳곳에서 묵묵히 시대를 건너온 77인의 주름진 얼굴과 따뜻한 눈빛을 예술로 담아내는 순천의 이번 프로젝트는, 잊고 지냈던 우리 부모님의 청춘과 역사의 무게를 가만히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