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 여행의 마지막 순서는 중대물빛공원이었다. 남한산성에서는 오래된 성벽의 시간을, 나눔의 집에서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기억을, 천진암에서는 깊은 침묵을 만났다. 서로 다른 무게를 마음에 담고 호숫가에 이르자 바람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이제는 천천히 걸어도 된다고.
물 위로 햇살이 잘게 부서졌다. 건너편 산은 연둣빛을 겹겹이 펼쳐 놓았고, 길가의 꽃들은 붉고 노란 빛으로 계절을 붙잡고 있었다. 하늘은 그 풍경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한참을 바라보니 호수가 풍경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부산한 생각들을 가라앉히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