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국비를 지원받을 기회가 있어도 지방비를 마련하지 못하면 사업은 멈춰 선다. 관광지를 개발하고 낡은 문화·체육시설을 개선하려던 지방 소도시들이 예산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재정 여건과 관계없이 적용되는 국비·지방비 매칭 방식이 오히려 지역 간 격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지방비 매칭 부담으로 관광개발과 문화·체육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을 표현한 이미지·AI 활용 제작·트래블아이지난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전북 전주시갑)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방 공모사업 추진 실적을 공개하며 획일적인 지방비 부담 구조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문체부 예산·결산 심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부권 관광개발사업의 공정률은 11.7%에 그쳤다. 광역권 관광개발도 29.6%에 머물렀으며, 충청유교문화권 사업은 50.1% 수준을 기록했다.
서부내륙권 관광개발사업 역시 충남 46%, 전북 48%로 추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던 사업들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체육 분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의 집행률은 전북 19%, 경남 22%, 충북 33%에 불과했다. 주민들이 이용할 생활체육시설 확충이 늦어지면서 지역 간 생활 인프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화복지 분야에서는 청년문화예술패스 집행률이 74.2%, 어르신통합문화이용권은 50.4%로 나타났다. 관광시설뿐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에서 누려야 할 문화 향유 기회까지 지역의 재정 여건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지방비 매칭 방식이다. 문체부의 상당수 공모사업은 전체 사업비 가운데 50\~70%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비 지원을 받으려면 지자체도 일정한 예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구조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역은 비교적 대응하기 쉽지만 자체 세입이 부족한 소도시는 사정이 다르다. 사업 선정 이후에도 지방비를 마련하지 못해 추진이 지연되거나 공모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문체부는 공모 신청 과정에서 지자체에 예산 이행계획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에는 충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지역의 역량이나 재정 여건에 따라 공정성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으며, 지자체는 아예 공모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의 재정 여건과 인구 규모, 지역경제 상황을 반영한 '탄력적 매칭 비율 차등제' 도입을 촉구했다. 노후 문화·체육시설 긴급 보수와 소외계층 지원사업에는 지방비 부담을 완화하는 별도 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개발은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러나 재정이 넉넉한 지역만 공모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국가 지원의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국비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만큼 지역별 부담 능력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지방 소도시에도 관광과 문화, 체육을 누릴 기회가 고르게 돌아가도록 재정 지원 방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