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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주

"닥종이에 스민 빛과 색"… 원주서 펼쳐진 천년 한지의 현대적 변주

원주한지테마파크, 12월 2일까지 기획전 ‘종이여행 4 얽힘: 펼침-한지로부터’ 개최

국내외 작가 4인 회화·조형·빛 예술 향연… 닥나무 숨결 담은 무료 관람의 장

서동휘 기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천 년을 견디는 질긴 생명력과 은은한 결을 품은 우리 전통 닥종이가 현대 예술가들의 과감한 조형 실험을 만나 빛과 공간의 예술로 화려하게 피어났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만추의 계절, 닥나무의 고향 강원 원주에서 전통의 숨결과 현대적 미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특별한 시각 예술의 장이 여행자들의 감성을 두드린다.
"닥종이에 스민 빛과 색"… 원주서 펼쳐진 천년 한지의 현대적 변주
2026 원주한지테마파크 종이여행4 '얽힘:펼침-한지로부터' 포스터·사진제공=원주시 한지문화재단
한지문화재단은 오는 12월 2일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 2층 기획전시실1에서 기획전 '종이여행 4 얽힘: 펼침-한지로부터'를 성황리에 선보인다. 지난 21일 닻을 올린 이번 전시는 닥나무 껍질을 벗겨 백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되는 전통 한지를 현대 미술가들의 독창적인 시선과 조형 언어로 재해석해 전통 공예의 외연을 한 단계 넓히기 위해 정성스레 기획됐다. 원주는 예로부터 맑은 물과 기름진 토양 덕분에 질 좋은 닥나무가 자생해 조선 시대부터 명품 한지의 본고장으로 명성을 떨쳐온 도시다. 이러한 역사적 토대 위에 자리한 원주한지테마파크는 한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복합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치열한 전국 공모를 거쳐 엄선된 신선미, 조규진, 최현실, 그리고 이탈리아 출신의 외국인 작가 마누치 레티치아(MANNUCCI LETIZIA) 등 4인의 개성 넘치는 작가가 참여해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참여 작가들은 한지가 지닌 고유의 질감과 식물성 섬유의 결, 은은한 발색, 빛을 머금고 은은하게 통과시키는 투과성 등 물성의 매력을 각자의 조형 방식으로 작품 속에 오롯이 녹여냈다. 최현실 작가와 마누치 레티치아 작가는 평면의 캔버스를 넘어 입체 조형으로 뻗어나가는 한지의 무한한 변주를 선보인다. 닥종이를 겹겹이 찢고 붙이거나 둥글게 말아 올리며 종이가 품은 물질적 무게감과 촉각적 아름다움을 공간 속에 생생하게 구현해 냈다. 특히 서구 작가의 시선으로 한국의 닥종이를 매만진 마누치 레티치아의 작업은 동서양의 정서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색다른 미적 쾌감을 선사한다. 신선미 작가는 닥종이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바탕 위에 섬세한 붓질로 회화적 서사를 펼쳐 보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조규진 작가는 한지 특유의 은은한 반투명성에 주목했다. 종이 뒤편에서 스며 나오는 조명과 빛을 활용해 공간 전체에 아늑하고 신비로운 그림자와 여백의 미학을 드리우며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순한 종이가 예술가의 손을 거쳐 어떻게 캔버스가 되고, 조각이 되며, 하나의 살아있는 공간으로 확장되는지 그 경이로운 과정을 고스란히 체감하게 만든다. 전시 관람은 누구나 부담 없이 문화 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전면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한다. 가을 정취가 가득한 테마파크 야외 산책로와 함께 고즈넉한 한지 공예의 멋을 두루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김진희 한지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배경과 조형 언어를 지닌 네 작가의 치열한 고뇌를 통해 한지가 지닌 무궁무진한 현대 미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자리”라며 “은은한 닥나무 향기가 머무는 테마파크를 찾아 천년의 지혜가 깃든 종이가 건네는 따뜻한 예술적 위로를 가슴 깊이 담아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주의 가을 숲길 끝자락에서 만나는 한지의 변신은 박제된 전통을 넘어 살아 숨 쉬는 현대 예술로서 우리 종이의 진면목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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