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가을바람이 살랑이는 청양의 아담한 산골 마을이 진한 국화 향기로 가득 찬 황금빛 꽃바다로 변신했다. 마을 어귀부터 회관 앞마당까지 주민들의 투박한 손길과 정성이 차곡차곡 쌓여 피워낸 백만 송이 국화가 깊어가는 가을, 도심을 벗어난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을 포근하게 불러 모은다.
남양면 구룡3리 ‘제7회 백만송이 국화축제’ 포스터·사진제공=청양군청양군 남양면 구룡3리는 23일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주민들이 봄부터 흙을 일구고 정성스레 가꾼 국화를 선보이는 ‘제7회 백만송이 국화축제’의 화려한 막을 올린다. 거창한 외부 기획사나 대규모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롯이 마을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 꽃을 심고 물을 주며 가꿔온 순수 농촌 공동체 축제다.
이 특별한 꽃잔치의 씨앗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양군농업기술센터의 ‘국화경관 조성확대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구룡3리 주민들은 회관 주변과 길가에 국화 모종을 하나둘 심기 시작했다. 첫해의 설렘은 해를 거듭할수록 끈끈한 협동심으로 이어졌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땀방울이 보태지면서 어느덧 7회째를 맞이하는 청양의 대표적인 가을 마을 축제로 뿌리를 내렸다.
축제장인 마을회관 일원에는 노랑, 다홍, 순백의 형형색색 국화가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만발해 있다. 이른 봄부터 흙을 만지며 곁순을 치고 물을 길어 올린 어르신들의 노력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으로 피어난 셈이다.
현장에는 주민들이 수준급 솜씨로 빚어낸 고즈넉한 국화 분재 작품들이 늘어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가을의 서정을 담아낸 시화전이 함께 어우러져 시골길을 걷는 듯한 운치를 더한다. 갓 피어난 국화 화분을 저렴한 가격에 직접 골라 담아갈 수 있는 판매장도 운영돼 여행객들이 집 안 가득 가을의 향기를 담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눈으로 즐기는 꽃구경뿐 아니라 귀를 즐겁게 하는 흥겨운 화합의 마당도 펼쳐진다. 낭만적인 가을 정취를 돋워줄 색소폰 축하 연주가 국화 꽃밭 사이로 울려 퍼지고, 마을 주민들과 방문객이 한데 어우러져 마이크를 잡는 유쾌한 주민 노래자랑이 잔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푸근한 시골 인심이 묻어나는 먹거리와 이웃 간의 웃음소리가 꽃향기와 뒤섞이며 마을 전체가 활기로 들썩일 전망이다.
한양수 구룡3리 이장은 “지난봄부터 온 마을 주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물을 주고 보살핀 국화가 결실을 맺어 축제를 열게 됐다”며 “구룡3리에 오셔서 진한 국화 향기에 흠뻑 취해보시고, 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소박하지만 따뜻한 공연과 볼거리를 넉넉하게 즐기다 가시길 바란다”고 초대의 말을 전했다.
배명준 남양면장은 “백만송이 국화축제는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인 헌신과 땀방울로 일궈낸 살아있는 자치 공동체의 결실”이라며 “아름다운 농촌 경관을 가꾸고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축제인 만큼, 많은 분이 찾아오셔서 꽃길 속에서 마음 편안한 쉼표를 찍고 가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테마파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흙냄새와 사람의 온기가 살아 숨 쉬는 곳, 구룡3리 국화꽃밭은 올가을 시골 마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따스한 힐링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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