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매콤달콤한 떡볶이 소스 냄새와 고소한 참기름 향이 동남아 여행객들의 발길을 대구와 경북 골목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한국의 소울푸드인 분식이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맛보는 특급 여행 상품으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제6회 떡볶이 페스티벌 포스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가 대구시 북구, 경북 김천시·구미시와 손을 잡고 지역 대표 분식 축제를 묶어 세계적인 미식 관광 상품으로 키우는 해외 마케팅에 나섰다.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가운데 대만 관광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K-콘텐츠 열풍과 함께 한국 길거리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미식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든 전략이다.
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는 9월부터 대만 현지 대형 여행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분식 축제를 테마로 한 특화 방한 패키지를 내놓았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상품 출시와 함께 모집된 대만 단체 관광객 145명이 23일부터 24일까지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과 김천 김밥축제 현장을 차례로 찾아 한국 특유의 골목 분식 문화를 온몸으로 즐긴다.
23일 대구iM뱅크파크 일원에서 개막하는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은 전국 각지의 명물 떡볶이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잔치다. 대만 관광객들은 클래식한 고추장 떡볶이부터 궁중떡볶이, 이색 퓨전 메뉴를 직접 맛보고 축제장 내 글로벌 라운지와 챌린지 미션에 참여하며 오감으로 한국의 빨간 맛을 만끽한다.
이어 방문하는 ‘김천 김밥축제’에서는 신선한 지역 농산물로 정성스레 말아낸 다채로운 김밥의 향연이 펼쳐진다. 얇게 썬 속재료와 김의 조화, 개성 넘치는 로컬 김밥의 매력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며 K-푸드의 깊이를 체감하는 일정이다.
분식 열풍은 초겨울 구미로 번져간다. 다음 달 열리는 ‘구미 라면축제’ 역시 해외 시장 공략의 핵심 카드로 투입된다. 관광공사는 해외 유력 인플루언서들을 현장으로 대거 초청해 갓 끓여낸 라면과 이색 레시피를 SNS 생중계와 숏폼 영상으로 전파하며 글로벌 바이럴 마케팅에 불을 지필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에 집중됐던 인바운드 관광 흐름을 대구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 등 지방 거점 공항으로 분산시키고, 인근 소도시들을 분식이라는 매력적인 단일 테마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공항 도착 직후 지역 축제 현장으로 곧장 연결되는 매끄러운 동선 설계가 여행객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민병선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장은 "이번 시도는 지방공항과 연계해 지역 관광의 접근성을 높이고, 분식 축제라는 하나의 명확한 주제로 지역의 숨은 관광자원을 성공적으로 상품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각 지역이 지닌 고유한 매력을 발굴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전국 구석구석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빨간 떡볶이 국물과 고소한 김밥 한 줄이 외국인 여행객의 여권을 열게 만들고 있다. 식탁 위 친숙한 일상식에서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 진화한 K-분식이 대구와 경북 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