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수십만 년 전 한반도에 살던 구석기인이 쥐었던 묵직한 주먹도끼 하나가 2029년 전 세계인을 불러모으는 마법의 초대장이 된다. 한탄강 물줄기를 따라 펼쳐진 유적지에서 매년 봄마다 고기를 굽고 돌을 깨며 시간 여행을 즐기던 경기 연천군이, 이제는 안방 잔치를 넘어 세계 무대로 나침반을 돌렸다.
연천글로벌축제 전략포럼 포스터·사진제공=연천군경기도 연천군은 오는 22일 연천군 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2026 연천 글로벌축제 전략 포럼’을 열고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펼쳐놓는다. 연천군이 주최하고 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하는 이번 포럼은 매년 수많은 인파가 찾는 연천구석기축제를 세계적인 축제로 키워내기 위한 디딤돌이다.
연천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진 배경에는 든든한 추진력이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와 연천군이 함께 준비해온 ‘2029 연천세계구석기엑스포’가 정부의 국제행사 심사를 당당히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엑스포는 오는 2029년 4월 21일부터 5월 11일까지 21일 동안 전곡리 유적 일원에서 성대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엑스포 무대가 될 전곡리 유적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다. 1978년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굴되면서, 서양 중심의 구석기 문화 이원론을 단숨에 뒤흔든 세계 고고학 역사의 성지다. 연천군은 교과서 속에 잠들어 있던 이 귀중한 인류학적 보고를 전 세계인이 보고 느끼며 즐기는 체험형 관광자원으로 완벽히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세계화를 향한 실질적인 협력 틀도 이날 함께 갖춘다. 포럼에 앞서 연천군은 프리미엄패스인터내셔널, 한보코리아주식회사, 한국관광학회와 함께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번 협약의 지향점은 축제장만 둘러보고 떠나는 당일치기 관광을 넘어, 연천에 머물며 맛보고 잠자고 즐기는 ‘체류형 관광 생태계’ 완성이다. 연천 전역을 아우르는 통합 관광패스와 엑스포 맞춤형 관광상품을 선보이고, 해외 현지 유통망을 뚫어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을 연천 골목 상권까지 깊숙이 끌어들인다. 외국인이 겪는 언어와 교통의 불편을 덜어줄 다국어 안내망과 간편결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방문객 동선과 소비 데이터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관광 품질을 높여나간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포럼 본행사에서는 축제 세계화의 실전 비법이 쏟아진다. 지역 축제에서 세계적 명품 축제로 발돋움한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성공 공식이 생생하게 공유되며, 국내 여행업계의 해외 모객 노하우와 국제 축제 운영을 뒷받침할 정책 틀이 집중 조명된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관광 전문가와 언론인들이 둘러앉아 연천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세계 시장에 안착시킬 묘수를 찾는다.
연천군 관계자는 “잠깐 들렀다 떠나는 관광이 아니라 지역 구석구석에 머물며 연천의 역사와 자연을 깊이 체험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해외 관광객이 막힘없이 연천을 찾도록 다양한 분야와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축제와 관광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네이버 폼을 통해 신청한 뒤 포럼 현장을 찾을 수 있다. 한탄강 현무암 협곡과 전곡리 선사 유적이 뿜어내는 수십만 년의 숨결이 2029년 지구촌 이웃들을 사로잡을 거대한 축제의 물결로 힘차게 번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