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뼈마디가 얼어붙는 극한의 빙판 위에서 살과 피를 지닌 인간과 차가운 강철 로봇이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를 벌인다. 전 세계를 돌며 맨발로 얼음 위에 서서 기후 재앙의 경종을 울려온 국제환경운동가 조승환 씨가 남한강변 명찰 신륵사를 배경으로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파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씨가 얼음위에서 로봇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사진제공=여주시조승환 씨는 오는 10월 24일 오전 11시, 경기 여주 신륵사관광지 야외공연장 특설무대에서 ‘빙하의 눈물’을 주제로 최첨단 인공지능 로봇과 ‘얼음 위 오래 버티기’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무대는 맨발의 사나이가 직접 주최·주관하고 여주시와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하는 대형 환경 프로젝트로, 인간과 기계가 빙판 위에서 내구력을 겨루는 지구촌 최초의 공식 퍼포먼스다.
조승환 씨는 북극과 남극의 만년설이 급격히 무너져 내리는 지구의 비극을 온몸으로 웅변해 왔다. 칼날 같은 얼음의 냉기가 발바닥 혈관을 얼려버리는 생사의 고통 속에서도 5시간 40분이 넘는 세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이번 승부는 그가 맞닥뜨릴 또 한 번의 거대한 한계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 장치와 신경과 혈류로 버텨내는 한 인간의 혈투는 현장을 찾을 관람객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안겨줄 전망이다.
특히 이번 퍼포먼스가 내건 '빙하의 눈물'은 녹아내리는 만년설과 기상이변이 인류의 밥상과 생존을 어떻게 옥죄고 있는지 직격한다. 기록적인 가뭄과 폭우, 한파가 농작물 수확을 흔들고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얼음판 위 사투는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절박한 생존 화두를 던진다. 대한민국 쌀과 오곡의 고장인 여주에서 이 대결이 열리는 이유 역시 농업과 대지의 소중함을 대중에게 뼈아프게 환기하기 위함이다.
도전이 펼쳐지는 신륵사관광지는 천년고찰 신륵사의 은은한 풍경소리와 남한강 물결이 한데 어우러진 대표적인 가을 힐링 명소다. 때마침 이 일대에서는 갓 수확한 기름진 여주 쌀과 달콤한 고구마, 땅콩 등 땅의 결실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여주오곡나루축제가 함께 열려 풍성한 가을 정취를 더한다. 나들이객들은 강변을 따라 흐르는 남한강의 서정을 만끽하는 동시에,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손에 땀을 쥐는 세기의 환경 퍼포먼스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다.
행사 관계자는 "얼음 위에서 인간과 로봇이 서로 마주 보고 버텨내는 장면은 전 세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충격적이면서도 이색적인 광경이 될 것"이라며 "축제장을 찾은 여행자와 시민들이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얼음판에 스며든 ‘빙하의 눈물’이라는 묵직한 환경 메시지를 가슴 깊이 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남한강변을 서늘하게 가르는 은빛 빙판 위에 울려 퍼질 인간의 거친 숨소리와 침묵하는 로봇의 대치. 위기에 처한 푸른 별 지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조승환 씨의 이색 대결이 가을빛 곱게 내려앉은 여주 신륵사 강변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