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 경기장 입장 대기줄에 모여 있는 관중들 모습으로 행사 시작 전 분위기를 보여준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가을밤을 은은하게 수놓던 남강 유등의 불빛 위로 전국의 게이머들이 내지르는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진주의 유서 깊은 밤 풍경과 미래형 디지털 스포츠가 한데 어우러진 이색 문화 축제가 펼쳐지며 낭만을 찾아 경남을 찾은 여행자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경상남도와 진주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후원한 ‘2026 대한민국 이스포츠 리그(KEL) 이터널 리턴 슈퍼위크 경남’이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경남 이스포츠 상설경기장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주말 양일간 무려 1900여 명에 달하는 구름 관중이 현장을 가득 메우며 경남권 이스포츠 축제의 폭발적인 열기를 고스란히 입증했다.
이스포츠 경기 중 경기장 내부와 대형 스크린 모습, 관중들이 생중계를 관람하는 장면이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이스포츠협회, 님블뉴런이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는 최강자를 가리는 ‘이터널 리턴’ 종목 서킷 4의 3~4일차 본선과 박진감 넘치는 이벤트 경기, 다채로운 체험 부스로 꾸려졌다. 전국 16개 지역 연고팀이 챔피언십 본선 티켓을 놓고 양보 없는 혈전을 벌인 가운데, 안방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경남 스파클 이스포츠’가 마지막 4일차 매치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최종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경남 연고팀은 챔피언십 준결승 직행 열차에 당당히 올라타며 지역 팬들에게 짜릿한 전율을 안겼다.
경남 스파클팀 선수들이 경기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한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경기장 안팎의 열기도 뜨거웠다. 경남 스파클 이스포츠 선수단과 100여 명의 팬이 마주한 단독 팬미팅 현장은 사인을 받고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열기로 가득 찼다. 티켓을 미처 구하지 못한 채 발걸음한 수많은 방문객을 위해 경기장 야외 광장에는 대형 LED 스크린과 푹신한 피크닉 존이 깔렸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손에 땀을 쥐는 생중계를 함께 응원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진주의 토종 수제맥주 브랜드 ‘진맥’ 시음 및 판매 부스도 함께 문을 열어, 시원한 로컬 맥주 한 모금에 명경기를 곁들이는 도심 속 가을 피크닉의 묘미를 선물했다.
경남연고팀 스파클 이스포츠 선수와 팬들이 팬미팅 행사에서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 스파클 이스포츠 팬미팅에서 선수들이 사인을 하고 팬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사진제공=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번 대회의 진정한 백미는 대한민국 대표 가을 야경 명소인 진주 남강유등축제와의 절묘한 만남이었다. 경기장에서 발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닿는 사적 제118호 진주성 일대에는 경남 스파클 이스포츠의 상징 캐릭터인 ‘아디나’를 형상화한 대형 유등 존이 환하게 불을 밝혔다. 600년 성곽을 붉게 물들인 전통 등불 사이에 등장한 게임 캐릭터 등불은 젊은 여행객뿐 아니라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도 신선한 볼거리로 다가서며 최고의 포토존으로 각광받았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이스포츠라는 역동적인 콘텐츠를 진주 남강유등축제의 서정적인 야경, 지역 로컬 상품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방문객들에게 차별화된 여행 경험을 전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전국 단위 대형 대회를 적극 유치하고 지역 연고팀을 지원해 경남을 이스포츠와 로컬 관광이 공존하는 복합 문화 거점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역사와 첨단, 디지털과 아날로그 감성이 아름답게 융합된 진주의 가을. 남강 물길을 따라 번진 유등의 온기와 경기장을 달군 청춘의 함성은 경남을 찾은 수많은 여행자의 마음에 잊지 못할 또 하나의 선명한 추억을 아로새겼다.